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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정부사이트 ‘동해 병기’ 이끌어낸 대학생

입력 | 2019-10-30 03:00:00

일본해 단독표기 호주 보훈부… 반크회원 수정 요구에 동해 병기




“사이트에 표기된 정보가 세계 시민과 학생들에게 한국 지리에 관한 잘못된 인상을 심어줄 수 있기에 수정을 요청합니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의 청년 리더 김현종 씨(23·연세대 정치외교학과)는 이런 내용을 담은 e메일을 올해 8월 호주 국가보훈부 앞으로 보냈다. 호주 국가보훈부의 홈페이지에 ‘the Sea of Japan’(일본해)으로만 표기돼 있는데 ‘East Sea’(동해)라는 표기를 함께 써달라고 요청하는 메일이었다.

호주 국가보훈부는 6·25전쟁과 관련해 한반도를 지리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에서 ‘일본해’라고만 표기했다. 김 씨는 “한반도와 일본 열도 사이의 바다에 대해 올바른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단순히 그 바다의 지리학적 명칭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일본 제국주의의 유산을 지우기 위한 한국의 국가적 노력 중 일부”라는 설명도 e메일에 담았다.

김 씨가 e메일을 보낸 지 약 두 달 만인 이달 10일 호주 국가보훈부로부터 답장이 왔다. 답장에는 “한국과 일본 양측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동안 두 가지 명칭을 모두 반영하도록 홈페이지 자료를 수정하겠다”고 돼 있었다.

호주 국가보훈부는 답장 메일을 보낸 당일 홈페이지에 ‘동해’ 표기를 추가했다. 앞서 지난해 4월에도 박기태 반크 단장이 호주 국가보훈부에 같은 요청을 하는 e메일을 보냈지만 답장을 받지 못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