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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해례본’ 보관할 새 수장고 짓는다

입력 | 2019-10-30 03:00:00

간송미술관 앞에 2021년 건립… 국보-보물 등 4000여 점 보관



간송미술관 소장 국보 ‘훈민정음 해례본’. 행방이 묘연한 상주본을 제외하면 유일한 것이다. 동아일보DB


‘훈민정음 해례본’ 등 국보 12건을 비롯해 간송미술관 소장 문화재 4000여 점을 보관하는 새 수장고의 밑그림이 드러났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17일 회의를 통해 간송미술문화재단의 ‘훈민정음 보호각’ 건립 설계안을 가결했다. 보호각은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 정문 앞쪽 2146m²에 지상 1층, 지하 2층(연면적 1218m²)으로 2021년 6월 들어설 예정이다. 훈민정음 해례본을 포함한 국보·보물 32건, 시도지정문화재 4건, 비지정문화재 4000여 건 등을 보관할 예정이다. 비지정문화재(전적·典籍 2500건, 회화 949건 등)에도 보물급이 수두룩하다는 평가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미술관인 간송미술관은 ‘민족 문화유산의 수호자’라는 칭송을 받는 간송 전형필(1906∼1962)이 수집하고 후손이 지켜온 문화재를 다수 소장하고 있다. 현재 미술관 건물은 간송이 1938년 ‘보화각’이라는 이름으로 지은 것이다. 시설 노후화로 현대식 수장고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 지 오래다. 현재 간송미술관 소장 문화재의 대부분은 2014년부터 기획전이 열리고 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임시로 보관돼 있다.

‘훈민정음 보호각’은 사립미술관 수장고임에도 이례적으로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44억여 원을 건립에 투입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사찰 등 문화재 다량 소장처의 보존 관리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이 보호각 건립비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현재 미술관 건물은 옛 ‘보화각’ 모습을 살려 전시장 겸 교육관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술관은 2014년 간송미술문화재단을 출범했고 박물관법에 따른 정식 박물관 등록도 추진하고 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