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86만명 늘어 역대 최다
올해 비정규직 근로자가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르면서 고용의 질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9일 정보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브리핑에서 강신욱 통계청장이 기간제 근로자 증가 이유 등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 ‘일자리 정부’에서 악화된 고용의 질
비정규직 급증은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 부진으로 기업들이 정규직 채용을 줄이고 시간제와 기간제 근로자를 늘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노인 일자리를 중심으로 한 공공근로를 늘리면서 비정규직 채용이 증가한 측면도 있다.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도 확대됐다. 올해 비정규직 평균 월급(172만9000원)은 정규직(316만5000원)보다 143만6000원 적다. 임금 격차는 지난해(136만5000원)보다 7만1000원 늘었다.
비정규직 확대는 기업이 빠르게 변하는 경영환경에 적응한 측면도 있다. 민간 기업은 정부의 의지와 달리 시장 상황에 따라 고용과 퇴출이 유연한 근로 형태를 선호했고, 이번 조사에서 그 결과가 반영된 셈이다. 비정규직 안에서도 기간제, 파견 용역, 특수형태근로, 일일근로, 가정 내 근로 등 다양한 형태로 고용이 이뤄지고 있었다.
○ 정부 “통계방식 개편 때문” 해명 논란
이에 따르면 통계청은 ‘근로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 답한 근로자에게 따로 고용예상기간이 있는지 추가 질문을 했다. 상당수 근로자가 고용예상기간이 ‘있다’고 답했다. 이 답으로 당초 정규직으로 분류됐던 사람이 일정 기간만 고용되는 비정규직(기간제 근로자)으로 재분류됐다고 한다.
통계 결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질문이 조사문항에 추가됐기 때문에 국가통계위원회 자문을 거쳤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관련 규정에 따라 통계청은 시계열 단절 등 새로운 조사 형태나 방식 등이 필요할 때 통계위원회의 자문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계청이) 자체적으로 (판단) 했다. 조사 방식이나 형태가 바뀐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위원회를 꼭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김준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