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내외 부산 찾아 임종 지켜… 딸 다혜씨 외국서 서둘러 귀국 靑 “외부 조문-조화 정중히 사양”… 야당 지도부 문상땐 수용 검토
슬픔에 잠긴 文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부산의 한 병원에서 모친 강한옥 여사의 임종을 지켜본 뒤 빈소로 이동하는 차량에 타 눈을 감고 있다. 부산=뉴시스
함경남도 함주가 고향인 강 여사는 1950년 ‘흥남 철수’ 당시 경남 거제에 정착했고, 1953년 둘째이자 장남인 문 대통령을 낳았다. 1978년 작고한 문 대통령의 부친 문용형 씨와 강 여사는 슬하에 2남 3녀를 뒀다.
현직 대통령 모친의 별세는 이번이 처음으로, 청와대와 행정안전부는 관련 규정을 검토하며 장례를 준비하려 했지만 문 대통령은 “최대한 조용하게 장례를 치르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에 따라 장례는 3일 동안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31일. 청와대는 빈소와 장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빈소가 마련된 성당은 문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2010년 결혼식을 올린 곳이다. 외국에 머무르고 있는 다혜 씨는 이날 할머니의 별세 소식에 급하게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여야 지도부는 조문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일부 의원은 조문을 하려다 문 대통령의 뜻을 전해 듣고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다만 청와대는 야당 지도부가 나중에 조문을 하면 받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일반 시민들의 조문도 받지 않았지만, 이른바 ‘3철’로 불릴 정도로 문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이호철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이날 밤 빈소를 찾아 문 대통령 내외를 만났다. 밤늦게 빈소를 나선 이 전 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 내외가) 침울하게 계신데 저희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이 별로 없지 않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청와대에서도 주영훈 경호처장, 신지연 제1부속비서관 등 최소 인원만 빈소에서 문 대통령을 보좌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현지에서도 긴급 보고를 받을 수 있도록 집무 공간을 확보해 놓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휴가를 냈지만 다음 달 3일부터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는 참석할 예정이다.
부산=박효목 tree624@donga.com / 문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