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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에도… 4대 금융그룹, 올해 이자장사 ‘짭짤’

입력 | 2019-10-31 03:00:00

3분기 누적 이자수익 21조5590억… 작년 같은 기간보다 9724억 늘어
대출 증가-예대금리차 확대 영향




국내 4대 금융그룹이 올해 들어 3분기까지(1∼9월) 벌어들인 이자수익이 21조 원을 돌파했다. 저금리 기조로 이자이익이 전년보다 줄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오히려 늘어났다. 마진의 폭은 줄었지만 대출 자체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금융그룹이 올 1∼9월 거둔 이자이익은 3분기까지 21조55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0조5866억 원)보다 9724억 원(4.72%) 증가했다.

이익을 가장 많이 낸 곳은 KB금융이었다. 전년 동기보다 4.2% 증가한 6조8686억 원의 이자이익을 냈다. 이어 신한금융(5조9282억 원), 우리금융(4조4168억 원), 하나금융(4조3454억 원)의 순으로 이자이익이 많았다.

금융그룹들이 저금리 기조 속에서도 이자이익을 늘린 이유는 은행의 대출 규모가 꾸준하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좀 주춤하지만 신용대출 등 다른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비슷하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외에 카드사 등 다른 계열사들도 이자이익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준금리 하락으로 예금금리가 떨어지고 있지만 최근 들어 시장에서 가계대출 금리가 오히려 오른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9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대금리차는 1.74%포인트로 전월보다 0.07%포인트 확대됐다. 이는 5월(1.75%포인트)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폭이었다. 기준금리 방향과 반대로 최근 가계대출 금리가 오른 것은, 채권시장 수급 요인으로 대출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시중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 전망은 밝지 않다. 기준금리 인하 추세가 계속된다면 대출금리도 중장기적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어 은행들이 앞으로는 충분한 이익을 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운용자금 한 단위당 이자 순수익을 얼마나 냈는지 보여주는 순이자마진(NIM)은 3분기(7∼9월)에 4대 은행 모두 전 분기보다 떨어졌다.

게다가 내년부터 가계대출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신(新)예대율 규제가 시행됨에 따라 대출 규모 자체도 크게 늘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