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매화도-하의도 등 6개섬에서 1924년부터 5년간 총 325명 참여 다양한 농민단체 결성해 항일투쟁
전남 신안군 암태면 단고리에 세워져 있는 암태도소작인항쟁기념탑. 일제강점기 신안에서는 암태도뿐 아니라 일제 수탈에 항거하는 농민운동이 치열했다. 독립기념관 제공
일제강점기 신안 섬 지역의 농민운동이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치열하게 전개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성환 목포대 사학과 교수 연구팀은 최근 신안군청에서 열린 ‘일제강점기 신안군 농민운동 연구용역 보고회’에서 “1924년부터 1928년까지 신안군 지도, 자은도, 암태도, 도초도, 매화도, 하의도 등 6개 섬에서 총 325명이 참여하고 123명이 구속된 농민운동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사실은 최 교수팀이 당시 신문 기록과 판결문, 수감 기록 등을 광범위하게 조사해 밝혀냈다.
신안 섬 지역의 농민운동 발생 전후로 다양한 농민단체가 결성됐다. 1923년 12월 암태소작인회가 결성된 것을 시작으로 지도소작인공조회, 매화도노농공조회, 하의소작인회, 임자노농회, 자은소작인회, 도초소작인회, 비금소작인회, 안좌소작인회 등이 차례로 만들어졌다.
암태도 소작쟁의는 이후 식민지 농민들의 항일투쟁으로 발전했지만 당시 참가자들은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최 교수는 “일제강점기 신안 농민운동 구속자 123명 가운데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은 이는 단 4명에 불과하다”면서 “지속적인 조사와 검증, 재조명 등을 통해 신안 농민운동 참여자들이 독립유공자로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안군은 농민운동 관련 인물의 후손들이 독립유공자 서훈을 신청할 경우 행정 업무를 지원하고 학술 행사와 자료 수집 등 다양한 선양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