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철거 대신 재생… 창신-숭인동 새 명소로

입력 | 2019-10-31 03:00:00

서울 도심 품은 ‘채석장 전망대’
봉제역사관에 패션 런웨이까지… 한옥 ‘백남준 기념관’ 등 인기




다음 달 서울 종로구 창신동 낙산배수지 인근에서 문을 여는 채석장 전망대. 서울시 제공

다음 달 서울 종로구 창신동 낙산배수지 인근에 ‘채석장 전망대’가 문을 연다. 이 일대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서울역사 등 석조건물을 짓기 위해 돌을 캐던 곳으로 지대가 높아 시내를 한눈에 내다볼 수 있다.

서울시가 ‘창신숭인 도시재생선도사업’으로 변화하고 있는 종로구 창신동과 숭인동의 모습을 30일 공개했다. 이 지역은 2007년 뉴타운으로 지정됐지만 주민 반대로 해제됐으며 2014년 전국 1호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선정됐다. 서울시는 기존 주택을 모두 없애고 아파트, 상가 등을 짓는 전면 철거 방식 대신 현 상황에서 주민 편의시설을 추가하는 도시재생 방식으로 도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창신동에는 봉제업체 1100여 곳에서 종사자 33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이런 지역 특성과 맞물려 지난해 ‘이음피움 봉제역사관’이 문을 열었고 2만5000명 이상이 다녀갔다. 봉제장인이 참여하는 ‘상상패션 런웨이’와 ‘소잉마스터 아카데미’도 운영되고 있다.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의 창신동 옛 집터에 있던 한옥들은 2017년 3월 백남준기념관으로 바뀌었다.

주민들은 공동 출자로 2017년 5월 전국 1호 지역재생기업인 ‘창신숭인 도시재생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조합은 백남준기념관의 카페와 지역축제 ‘꼭대기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주거환경도 대폭 개선됐다. 골목길 14곳에는 폐쇄회로(CC)TV와 비상벨이 설치됐고 태양광 조명등이 200곳에 들어섰다. 노후 하수도(9.4km) 정비는 2021년 완료된다. 이 지역은 6·25전쟁 이후 이주민 등이 몰려와 마을을 형성했고 크고 작은 주택들이 무질서하게 들어서 있다. 도로가 제대로 닦이지 않아 소방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골목길도 많다.

올 5월에는 산꼭대기에 ‘산마루놀이터’가 문을 열었다. 도서관, 카페, 전시실 등을 갖춘 주민 공동이용시설은 창신1, 2동과 숭인1동 등 세 곳에 마련됐다. 내년 3월에는 창신3동 공동이용시설인 ‘원각사’가 개관한다. 청소년 문화시설 겸 공공도서관은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조성 중이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도시재생사업으로 추진하는 27개 세부 사업 가운데 24개가 완료됐다”며 “모범 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나머지 사업도 잘 마치겠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