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내셔널스가 외나무다리 승부가 벌어진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7차전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창단 첫 WS 우승을 맛봤다.
워싱턴은 3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2019 메이저리그(MLB) WS 7차전에서 7회초 터진 앤서니 렌던의 솔로포와 하위 켄드릭의 역전 투런포를 앞세워 6-2로 승리했다.
이로써 워싱턴은 4승3패로 WS 우승을 차지했다. 전신 몬트리올 엑스포스가 1969년 창단한 이후 첫 WS 우승이다.
워싱턴이 원정경기로 열린 7차전을 잡고 우승하면서 월드시리즈 7경기 모두 원정팀이 승리하는 진기록이 써졌다.
ESPN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뿐 아니라 미국프로농구(NBA),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등 미국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7전4선승제의 포스트시즌 시리즈를 원정팀이 모두 승리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2연패 뒤 3연승을 달려 2017년 이후 2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 희망을 살렸던 휴스턴은 6, 7차전을 내리 내주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월드시리즈 7차전 사상 최초로 사이영상 수상자들이 맞대결을 펼친 이날 경기에서 휴스턴 선발 잭 그레인키가 한 발 앞서가는 듯 했다.
그레인키는 6회까지 워싱턴 타선에 볼넷 1개와 안타 1개만을 내줬다.
그러나 그레인키도 7회초 홈런과 역전 홈런에 빌미가 되는 볼넷을 내주면서 6⅓이닝 2피안타(1홈런) 2실점을 기록하고 승패없이 물러났다.
그레인키의 호투에 힘입어 초반 분위기는 휴스턴이 주도했다.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율리에스키 구리엘은 좌중월 솔로 홈런을 쏘아올려 휴스턴에 선취점을 안겼다.
카를로스 코레아가 좌측으로 강한 타구를 날렸고, 이 타구가 워싱턴 3루수 렌던을 맞고 굴절되면서 안타가 됐다. 그 사이 2루에 있던 구리엘이 홈을 밟으면서 휴스턴은 2-0으로 앞섰다.
그레인키에 눌려있던 워싱턴 타선의 물꼬를 튼 것은 렌던이었다. 렌던은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왼쪽 담장을 넘기는 추격의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후속타자 후안 소토는 그레인키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냈고, 결국 그레인키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휴스턴은 마운드를 윌 해리스로 교체했다.
워싱턴 타선은 한층 힘을 냈다. 계속된 1사 1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켄드릭은 바뀐 투수 해리스의 2구째 컷 패스트볼을 밀어쳐 우월 투런포를 작렬, 워싱턴의 3-2 역전을 이끌었다.
워싱턴은 8회초 애덤 이튼의 볼넷과 도루로 1사 2루의 찬스를 일궜다. 렌던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후속타자 소토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뽑아내면서 워싱턴은 4-2로 점수차를 벌렸다.
9회초 라이언 짐머맨, 빅터 로블레스의 안타와 트레아 터너의 볼넷으로 1사 만루의 찬스를 일군 워싱턴은 이튼이 중전 안타로 2, 3루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여 6-2로 달아났다.
워싱턴은 9회말 등판한 대니얼 허드슨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그대로 승리를 거뒀다.
켄드릭은 역전 투런포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해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고, 소토는 쐐기 적시타를 날리는 등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힘을 더했다.
월드시리즈 1차전에 불펜으로, 4차전에 선발로 나섰던 워싱턴 좌완 패트릭 코빈은 6회말 선발 셔저의 뒤를 이어 등판, 3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팀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