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지난달 30일 웹사이트에 공개한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8) 제거 작전 당시 영상. 미군 약 7명이 알바그다디의 은신처를 향해 진입하고 있다(첫 사진). 미군은 알바그다디의 은신처를 파악해 원거리에서 조준한 뒤(가운데 사진) 정밀 타격해 파괴했다. 케네스 매켄지 미군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그다디의 은신처가 향후 IS의 성지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파괴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펜타곤) 웹사이트 캡쳐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케네스 매켄지 미군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30일 국방부 청사(펜타곤)에서 브리핑을 열고 작전 당시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과 사진물을 보여주며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 영상들은 3편으로 나뉘어 국방부 웹사이트에도 게재됐다.
13초 분량의 첫 번째 영상에는 미군 약 7명이 바그다디의 은신처로 포위망을 좁혀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10초 분량의 두 번째 영상에는 저공 비행하던 전투기가 IS 반군 약 8명을 타격하는 모습이, 13초 분량의 마지막 영상에는 항공기가 원거리에서 바그다디의 은신처를 정밀 타격하는 장면이 담겼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중대발표’에서 “개처럼 죽었다”고 묘사한 바그다디의 사망 직전 모습은 이번 영상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매켄지 사령관은 “쿠르드족이 이끄는 시리아 민주군(SDF)이 우리에게 매우 도움이 되는 초기 정보를 제공했다”며 “그들이 작전의 일부였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작전이 마무리된 후 트럼프 대통령이 성공을 자축하면서도 쿠르드족의 공로를 축소하자 SDF는 직접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에 자신들이 작전에 참여했음을 밝히며 ‘셀프 홍보’에 나서야 했다. 매켄지 사령관의 이번 언급은 쿠르드족이 작전 성공에 의미 있는 기여를 했음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한 것이다. 다만 그는 “실제 습격 작전 때는 미군 병력만 참여했다”고 선을 그었다.
매켄지 사령관은 이와함께 바그다디의 은신처가 향후 IS의 성지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습으로 파괴했으며, 공습 전에 작전팀이 IS 분석에 이용될 수 있는 문서와 전자제품을 회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바그다디를 잡는데 공을 세운 군견(수컷)이 바그다디의 자폭으로 다쳤지만 치료 후 임무에 복귀했다고 전했다. 이 군견은 4년차 베테랑으로 약 50번의 전투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기밀부대의 정체와 연관돼 있다며 이 군견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30일 군견의 이름은 ‘코난’이며 벨지안 말리노이즈 종라고 보도했다.
매켄지 사령관은 비록 이번 작전은 성공했지만 IS가 완전히 패배했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선 IS의 하부조직 세력이 기승을 부려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물도코 인도네시아 대통령 비서실장은 30일 “인도네시아에서 IS 하부조직의 급진적인 가르침에 노출된 주민들이 추종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