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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으로 본 제주 비경]하늘이 쏟아진 듯 짙푸른 백록담의 만수

입력 | 2019-11-01 03:00:00

한라산 백록담




조선시대 대동여지도 등 각종 고지도에는 한라산 정상에 화구호가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연못이 형성된 백록담은 정상에 봉우리가 있는 육지지역 산과 확연히 달라 보였기 때문에 지도에 담았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 제주목사를 지낸 이형상은 1704년 저술한 ‘남환박물’에서 한라산 백록담에 대해 ‘물이 불어도 항상 차지 아니하는데, 원천이 없는 물이 고여 못이 된 것이다. 비가 많아서 양이 지나치면 북벽 절벽으로 스며들어 새어 나가는 듯하다’라고 표현했다. 당시로서는 상당한 관찰력인데 실제 조사 결과 땅속 화산암반 틈으로 물이 빠져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백록담의 만수(사진)를 보기는 쉽지 않다. 장마철 집중호우나 태풍 등으로 1000mm 이상 비가 한꺼번에 내렸을 때 만수의 장관이 펼쳐진다. 15일 정도 지나면 담수 상당량이 새나가기 때문에 만수 풍경은 오래가지 않는다. 백록담은 면적 21만 m²의 전형적인 산정화구호로, 둘레가 1700m다. 분화구 최대 높이가 1950m, 분화구 깊이는 108m 정도다. 1970년대까지 백록담 수심은 최고 12m에 이르렀으나 분화구 사면에서 흙과 자갈이 계속 흘러내리면서 최고 수심이 6∼7m가량으로 낮아졌다. 1970년대에는 분화구에서 철쭉제 행사나 야영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통제구역이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