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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꿈도 꾸지 마”… 한-아세안 정상회의 철통 경호

입력 | 2019-11-01 03:00:00

25, 26일 열리는 ‘정상회의’ 대비… 부산경찰청, 경찰 경호경비단 발족
행사장 등에 24시간 배치 테러예방



지난달 30일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경호경비단 발대식에서 대테러 시범에 나선 특공대원들이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건물에 진입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상공에 보이는 드론은 지난해 베네수엘라 대통령 암살(기도)에 사용된 것과 유사한 형태입니다.”

지난달 3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 앞 공터. 최대 적재량이 10kg인 대형 드론(모델명 DJI MG-1)이 서서히 떠오르더니 순간 이동을 멈췄다. 사회자가 “발사체, 발사!”라고 외치자 갑자기 드론 아랫부분에서 기관총이 불을 뿜었다. 차량 2대가 순식간에 벌집이 됐다. 이어 또 다른 드론이 떠올랐다. 장갑차를 타고 등장한 특공대원이 드론을 향해 총을 쏘자 드론이 바닥에 추락했다. 전파를 이용해 드론의 기능을 무력화하는 ‘재밍건’이었다.

이날 이곳에서는 25, 26일 해운대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안전을 책임질 ‘경찰 경호경비단’ 발대식이 열렸다. 경비단은 부산 경찰 5000여 명을 비롯해 전국에서 차출되는 9000여 명 등 총 1만4000여 명으로 꾸려진다. 발대식에서는 드론뿐 아니라 건물 내 인질 납치, 버스 납치 등 각종 테러 상황에 대비한 경비단의 훈련 모습도 공개됐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작은 테러 위험에도 철저하게 대비하고, 한 치의 빈틈도 없는 최상의 안전 상태를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은 정상회의 기간에 행사장뿐 아니라 참가국 정상과 수행원들이 머물 숙소에도 24시간 투입돼 경호한다. 테러 위험이 있는 국가 중요 시설과 다중이용시설에도 배치된다. 경찰은 23일부터 갑호 비상근무에 돌입하고 자율방범대, 대학생순찰대 등과의 합동 순찰을 강화한다. 김창룡 부산지방경찰청장은 “경찰은 행사 기간에 치안 전문가를 넘어 경호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성공적인 행사 개최의 주역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교통 통제에도 일부 변화를 준다. 부산시와 협의해 행사 기간 시 전역에서 10인승 이하 비사업용 승용·승합차를 대상으로 자율 2부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특히 행사 장소인 해운대 일대에는 1.5t 이상 화물차에 대한 통행 제한을 실시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행사와 관련해서 순간적인 교통신호 변화를 줄 예정이나 가급적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아세안정상회의는 2014년에 이어 5년 만에 부산에서 다시 열린다.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10개국 정상이 참가한다. 회원국 인구는 약 6억4700만 명으로 경제 규모는 세계 7위다. 정상회의는 25, 26일 열리고 27일에는 10개국 중 메콩강 유역 나라 5개국 정상만 따로 참석하는 ‘한-메콩 정상회의’가 처음 열린다.

이와 함께 부산시는 31일 해운대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정상회의 행사운영요원 발대식을 열었다. 부산시민과 부산시 거주 아세안인 등 200여 명으로 구성된 요원들은 24∼28일 김해국제공항, 벡스코, 부산역 등에서 부산을 방문하는 내·외국인을 상대로 의전, 수송, 의료, 관광 등의 업무를 지원할 예정이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