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를 일으킨 제주항공 비행기는 최근 미 보잉사 본사가 정밀검사 중 손톱 길이만 한 균열이 발견됐다고 발표해 세계 항공업계를 혼돈에 빠뜨린 B737NG와 같은 기종이다. 이번 회항은 고도, 속도 등을 설정하는 핵심 소프트웨어가 오류를 일으킨 탓이다. 기체 균열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하지만 항공사마다 B737NG의 안전성을 묻는 전화가 폭주하는 등 이용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보잉사는 B737NG 노후 비행기를 여객기가 아닌 화물기로 바꾸려고 정밀검사를 하던 중에 항공기 동체와 날개를 연결하는 부분인 ‘피클포크’에서 1cm 이하의 균열을 발견했다. 이달 초 보잉사는 이를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보고했고 FAA는 각국에 긴급 점검을 요청했다. 전 세계적으로 운항 중인 1133대 중 53대에서 결함이 발견됐다.
▷사실 비행기는 인간이 발명한 이동수단 중 가장 안전하다고 한다. 그러나 만에 하나 사고가 나면 수백 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로 이어진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야 하는 이유다. 더욱이 국내에 항공사가 늘어나며 하늘길 경쟁이 극심한 터라 안전이 비용에 희생되고 있는 것 아닌지 불안해진다. 경쟁사인 에어버스의 추격에 초조하던 보잉사가 B737맥스 출시를 서두르다가 기체 결함을 간과했던 것처럼. 최근 제주항공 회항 외에도 티웨이항공 이륙 중단, 아시아나항공 A380 시운전 중 화재 등 안전사고가 잇달았다. 여느 사고처럼 비행기 사고도 늘 인재(人災)였다. 차제에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우경임 논설위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