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10월31일 오후 또 한차례의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 매체가 1일 초대형 방사포 연속 시험사격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도 관련 사진을 한 장만 공개하고 간략히 보도하는 등 절제된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무기 시험발사 현장에 거의 빠지지 않고 직접 참관해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도 보이지 않아 북미 협상 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향후 협상을 염두에 둔 수위조절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0월31일 오후 또 한차례의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연속사격체계의 안전성 검열을 통해 유일무이한 우리식 초대형 방사포 무기 체계의 전투적 성능과 실전 능력 완벽성이 확증됐다”고 주장했다.
보도만 보면 김 위원장이 불참한 것에 무게가 실리지만 참관하고도 관련 사실을 의도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이 참관을 했든, 하지 않았든 최고 지도자가 시험발사 현장에서 직접 지휘하는 도발적인 모습을 연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이 미국을 의식해 자극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이뤄진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 때도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참관 여부를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으며 불필요한 자극을 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부터 이어진 10차례 시험발사 때는 빠짐없이 현장에 참석했다.
비록 실무협상은 결렬됐지만 미국에 이번 연말을 협상 시한으로 못 박은 만큼 그때까지 내부적으로 재래식 무기 개발을 계속하면서도 ‘로키’(Low Key)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북한 매체의 보도가 기존 무기 시험 성공을 전하는 보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량이 적은 데다 관련 사진도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발사체가 화염을 일으키며 발사되는 모습이 담긴 한 장만 공개됐다는 점도 이같은 분석에 설득력을 더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보도가 짧고 건조한 데다 이번에도 지난 SLBM 발사 때처럼 김정은 위원장의 참관여부가 모호하다”며 “불참인지 아니면 참관하고도 드러내지 않은 것인지, (모호하지만) 그만큼 오히려 자신들이 판을 깨지 않으려고 대미·대남 상황을 고려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