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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총장’서 ‘검찰춘장’ 조롱까지…100일 윤석열에 ‘조국은 양날의 칼’

입력 | 2019-11-01 11:26:00

윤석열 검찰총장. 2019.10.31/뉴스1 © News1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적폐청산 수사로 국민적 지지를 받은 ‘스타 검사’로 임기를 시작했던 윤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의혹 수사를 지휘하며 이제는 여권 지지세력의 비난과 보수세력의 격려를 동시에 받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윤 총장은 취임 100일째인 이날 별도 외부 일정이나 메시지 없이 통상대로 오전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청사에서 업무를 본다. 조 전 장관 일가 의혹 수사가 취임 이후로 계속 진행 중인 만큼 불필요한 말을 아끼고 수사지휘와 자체 개혁작업에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검 관계자는 기자간담회 일정이 논의되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가 안 끝나 따로 논의되는 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취임 약 보름만에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던 전임 문무일 총장과 달리 윤 총장은 아직 간담회를 하지 않았다.

윤 총장은 지난 7월25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임기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그를 ‘우리 윤 총장님’으로 지칭하며 특별한 친밀감을 표했다.

당시 여권 지지를 받고 있던 윤 총장을 향해 문 대통령은 “국민들 사이에 검찰 변화에 대한 요구가 크고, 그만큼 우리 신임 윤석열 총장에 대한 기대가 더 높다”며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자세를 주문했다.

그러나 윤석열호 검찰의 칼날이 첫 타깃으로 조 전 장관 일가를 겨누자 그를 향한 여론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윤 총장에 이어 조 전 장관을 임명해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개혁을 희망”했던 문 대통령의 어조도 다소 바뀌었다.

조 전 장관 취임 전인 지난 8월27일 검찰이 전방위적 압수수색에 나서며 본격적인 수사를 벌이자 여권을 중심으로 ‘과잉수사’란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일부 여권 지지세력은 윤 총장을 ‘검찰춘장’이라고 조롱하며 검찰개혁이 필요한 이유 1순위로 꼽고 있다. 이는 지난 9월23일 조 전 장관 자택 압수수색 중 검사 등이 중국요리를 시켜먹었다는 허위정보를 희화화해 만든 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시킨 윤 총장을 ‘정치검사’라고 비난했던 보수세력은 반대로 지지를 보내며 국민여론은 양분됐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의 ‘검찰개혁’ 주문의 영향을 받아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나뉘어 열린 찬반집회 열기는 더해갔다.

지난 9월24일 조 전 장관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구속되며 수사 정당성 논란은 다소 털어냈지만, 조 전 장관 사퇴 뒤에도 검찰개혁 목소리는 거세지고 있다.

윤 총장은 이에 지난달 1일부터 한달간 7차례 자체개혁안을 내놓으며 속도를 냈다. 현재까지 특별수사부 축소와 공개소환 폐지, 심야조사 폐지, 전문공보관 도입, 인권위원회 설치, 자체감찰 강화, 변호인 조사참여권 확대 방안이 제시됐다. 추후에도 이같은 자체개혁안 발표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조 전 장관 일가 수사를 두고 검찰과 여권이 ‘정면충돌’ 양상을 빚어온 상황에 비춰보면 잇단 개혁안 발표가 ‘개혁 저항세력’이란 비판을 일축하고 법무부에게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면서, 수사 명분도 쌓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 총장은 다만 지난달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통해 “자부까지는 몰라도 정무감각 없는 건 예나 지금이나 같다”며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와 ‘중단없는 검찰개혁’을 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