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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새 수괴 알쿠라이시 누구?…야지디족 학살 주범 가능성 ↑

입력 | 2019-11-01 12:44:00

"IS 공개 명칭, 일종의 존칭으로 실명 아닐 것"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31일(현지시간) 창시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의 사망을 확인했다. 공식 후계자 아부 이브라힘 알 하셰미 알쿠라이시를 공개했지만 사진이나 신상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정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IS의 발표 이후 서아프리카와 중동, 남아이사,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에 존재하는 IS 추종자들은 쿠라이시에게 잇따라 충성을 맹세하고 있다.

BBC와 인디펜던트, AP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IS는 쿠라이시가 IS 지도부격인 슈라위원회에서 선출됐다면서 미국에 맞서 싸웠던 베테랑 ‘지하드(이슬람 성전)’ 전투원으로 ‘지하드 학자이자 전사, 성직자’라고 소개했다. 쿠라이시가 이슬람의 창시자인 예언자 무함마드가 속했던 쿠라이시 부족의 후예라고도 했다.

IS가 새로운 수괴가 쿠라이시 부족의 후예라고 주장한 것은 미국 주도 국제연합군의 공격으로 이라크와 시리아 점령지를 상실했음에도 ‘칼리프 국가’라는 유사 국가 체제와 칼리프라는 지위를 포기할 생각이 없음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IS가 속한 수니파 학자들은 이슬람 세계의 종교·정치 최고지도자인 칼리프가 되기 위한 핵심 조건으로 쿠라이시 부족의 혈통을 요구해왔다.

이와 관련해 BBC는 “IS가 쿠라이시가 아닌 누군가를 바그다디의 후계자로 선택했다면 더이상 ‘칼리프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쿠라이시가 새로운 지도자의 실명이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더 우세하다. 바그다이도 본명은 이브라힘 아와드 알바드리 알사마라이로 칼리프를 참칭하면서 정통성 확보를 위해 개명했다.

미국 ABC방송은 IS가 새로운 지도자가 예언자 무함마드가 속한 쿠라이시 부족 출신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자신들의 지배력에 정당성을 만들기 위한 방법일 뿐이라고 보도했다. IS 새로운 지도자가 영토를 잃었음에도 자신을 칼리프로 여긴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도 IS가 공개한 명칭은 일종의 이슬람식 존칭으로 새로운 IS 지도자의 실명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쿠라이시가 하지 압둘라(IS식 호칭) 또는 아미르 무함마드 사이드 압달 라만 알 마울라(미국 호칭)로 불려왔던 이라크 군장교 출신 IS 고위층과 동일 인물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압둘라 카르다시라고도 불리는 이 인물은 바그다디의 오랜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IS가 이라크 북서부 소수민족 야지디족을 대상으로 자행한 납치, 학살, 인신매매에 종교적 정당성을 제시한 인물로도 전해진다.

미국 국무부는 그를 IS의 최고위급 이념가 중 한명이자 바그다디의 후계자로 지목하기도 했다. IS 홍보매체 알 아마크도 지난 8월 바그다디의 후계자로 카르다시가 내정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국제안보연구 책임자인 라파엘로 판투치는 “쿠라이시가 이라크 알카에다 시절부터 바그다디의 측근이었던 이라크 지하디스트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라크 출신 인물이 IS 새로운 지도자가 되면서 IS내 시리아 파벌이 동요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AP통신도 IS가 바그다디의 후계자로 쿠라이시라는 인물을 제시했지만 그 이름이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타전했다. IS는 출신 부족과 혈통을 지칭하는 명칭으로 지도자들을 호칭하는데 이 명칭은 자주 바뀐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