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6)가 자백한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에 대한 시신찾기 수색작업이 시작된 1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의 한 공원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지표투과레이더 장비 등을 이용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2019.11.1/뉴스1 © News1
“자식잃은 죄인인데 무슨 말을 더하겠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이춘재가 살해했다고 자백한 화성 실종 초등생 시신 수색작업인 1일 오전 11시 경기 화성시 병점근린공원에서 진행됐다.
이날 수색현장에는 숨진 초등생 김모양(당시 9세)의 유가족들이 찾아 취재진을 향해 이같은 심정을 밝히며 오열했다.
유가족들은 이미 사건 발생 30년이 지난 사건이지만 혹시나 유골이라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일말의 기대감을 갖고 있는 듯 했다. 일부 유가족은 미리 준비한 꽃을 수색작업이 이뤄지는 곳에 가지런히 놓고 헌화하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제대로 진실되게 밝혀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수사가 이뤄지길 바란다. 다시는 어린 아이들이 험악한 일을 당하지 않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일을 당한 부모들은 피폐할 것이고 더한 부모들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30여년 동안 폐인처럼 살았다”며 “당시 사회가 아무리 암울한 시대라고 해도 어떻게 살인사건을 단순 가출, 실종사건으로 처리할 수 있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우리 오빠는 ‘경찰이 (이 사건을)그렇게 왕따를 시켰다’고 표현한다. 가진거 없고 힘없는 서민들을 위해 민중의 지팡이라고 불리는 경찰이 제대로 된 수사를 했으면 좋겠다”며 “1989년 12월 그때 시신이 발견됐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한다. 당시 수사를 맡았던 경찰들을 조사해 이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는지에 대한 수사가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같은 해 12월 마을의 참새잡이를 하던 주민들이 한 야산에서 김양의 것으로 추정되는 치마와 책가방 등 유류품 10여점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야산이었던 이곳은 현재 공원으로 변했다. 경찰은 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기남부청 형사과 및 과학수사대 등 인원 120여명과 지표투과레이더(Ground Penetrating Radar, GPR) 장비 3대, 금속탐지기 3대를 투입해 본격적으로 수색작업을 진행 중이다.
GPR은 주파수를 땅속에 투사해 지표 내부에 변화가 있는지, 변형됐는지 등 일반적인 지층형태를 탐지해내는 장비다.
김양의 시신찾기 수색작업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이춘재는 경찰 대면조사에서 김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과 유류품을 범행 현장 인근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춘재가 진술한 곳은 현재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