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이 3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반도체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여파가 길어지며 올해 연간 수출 규모는 3년 만에 감소세를 보일 것이 확실시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7% 줄어든 467억84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이 같은 월간 수출 감소 폭은 2016년 1월(―19.6%)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최근 수출 부진은 반도체 석유화학 석유제품 자동차 등 주력 품목의 해외 매출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무역갈등의 당사국인 중국과 미국으로의 수출은 1년 전에 비해 각각 16.9%와 8.4% 감소했다. 특히 한국의 최대 수출 상대국인 중국의 성장이 둔화하면서 대중(對中) 수출은 12개월 연속 줄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수출이 역대 두 번째 수준으로 많아 올해 10월 수출이 상대적으로 적어 보이는 ‘기저 효과’도 영향을 끼쳤다.
산업부는 미국 중국 독일 등 세계 주요국의 8월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수출 부진이 한국에만 나타나는 이례적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세계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미중 무역분쟁이 1단계로 타결되고 반도체 가격이 회복되면 내년 1분기(1∼3월)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라고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