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밤 12시 직전 응급환자를 싣고 독도에서 이륙한 중앙119구조본부 ‘영남1호’ 헬기가 출발 직후 바다로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실종됐다. 이 헬기에는 독도 근처에서 홍게잡이를 하다가 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한 환자와 동료 선원, 소방대원 등 모두 7명이 타고 있었다. 소방당국과 해경 등은 헬기가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것으로 추정하고 잠수요원과 수중탐지기를 동원해 수색하고 있다.
한 사람의 위급한 환자를 구하기 위해 출동한 소방헬기의 사고로 7명 전원이 실종됐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고통받는 환자를 돕기 위해 악천후나 야간 비행 등 힘든 상황을 마다하지 않는 소방헬기의 조종사와 대원들, 응급의료 시스템의 의미와 상징성을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사고 헬기는 독도경비대의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의 지시에 따라 31일 오후 9시 반경 대구 헬기장을 출발해 오후 10시 50분 울릉도에 도착했다. 장거리 운항을 위한 급유를 마친 뒤 오후 11시 20분경 독도에 도착했으나 이륙 직후 추락했다. 사고가 난 EC225 기종은 2016년 노르웨이에서 탑승자 13명이 숨지는 추락사고가 발생해 국내 도입 당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꺼져가는 목숨을 되살리고 촌각을 다투는 환자를 구조하는 응급의료 최전선에 있는 이들의 고귀한 헌신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를 다루는 응급의료 체계 개선에 사회적 관심을 기울이고, 우리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지키는 파수꾼에게 예우를 다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