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랭크로 건강 되찾은 김영달 씨
김영달 씨가 10월 31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미디어센터를 찾아 플랭크 운동법으로 다져진 몸매를 보여주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만 69세에 풀코스를 달린 뒤 그만 뒀다. 풀코스만 180회를 뛰었으니 이젠 됐다고 생각했다. 75세까진 그 체력으로 버텼다. 당시까지만 해도 젊은이들이 나를 보면 ‘어르신 걸음걸이도 좋고 건강 하십니다’고 했다. 그런데 그 이듬해인 76세 때 갑자기 낭떠러지로 떨어지듯 체력이 급격히 나빠졌다. 병이 걸린 것도 아닌데…. 참 혼란스러웠다.”
할 만큼 했으니 이제 여생을 즐기며 살자고 생각한 게 잘못이었다.
동네 뒷산은커녕 계단도 못 오를 정도였다. 김 씨는 다시 운동을 하려고 노력했다. 유튜브를 보고 좋다는 운동은 다 따라서 했다. 그런데 힘들어 제대로 따라서 하지 못했다. 근육을 키우는 게 좋다고 해서 보디빌딩하는 친구들을 따라하기도 했다. 일주일도 못했다. 그러다 한 젊은 친구가 “어르신 운동은 종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꾸준하게 할 수 있는 게 좋습니다. 플랭크 한번 해 보세요”라고 했다. 플랭크는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전신을 지탱하는 운동. 몸통에 근육을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바로 따라서 해봤다.
김영달 씨가 10월 31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미디어센터를 찾아 플랭크 운동법을 선보이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이젠 계단도 맘 놓고 오른다. 4시간 동안 쉬지 않고 걸어도 끄떡없다. 한 다리를 한 손으로 잡고 외다리로 서 있어도 흔들리지 않고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자리에 양발개고 앉아 있다 손을 땅이나 지지대를 잡지 않고 발힘만으로도 거뜬하게 일어설 수 있다.”
김 씨는 한때 ‘마라톤 중독자’였다. 역사학 교환 교수로 1987년 미국 메인주 주립대학에 갔을 때 마라톤을 시작했다. 당시 1m65의 단신에 81kg까지 살이 쪄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숨이 차고, 늘 피곤에 시달렸다. ‘달리기 천국’ 미국에서 자연스럽게 달리기 시작했다.
김영달 씨가 2003년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101회째를 완주할 때 모습. 동아일보DB
힘들었지만 완주의 기쁨은 컸다. 해냈다는 자신감은 그를 마라톤에 빠져들게 했다. 매일 달렸다. 달리자 건강을 되찾았을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안정감과 활기도 찾았다. 세계 최고 대회인 보스턴 마라톤에만 2회 참가했고 풀코스만 125회 뛰었다. 국토 종단, 국토 횡단, 호남선, 경부선, 중앙선 등 기타 대회까지 하면 180회를 달렸다. 한창 때 최고 기록이 3시간25분이다.
김 씨는 몸으로 다리 놓듯 엎드려 있는 플랭크를 ‘다리 놓기 운동’으로 부른다. 그는 ‘하면 된다 다리 놓기 운동’이라며 나이 지긋한 남녀분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10분만 투자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며 설득한다. 김 씨는 매일 아침 플랭크 운동을 10분 하고 하루를 시작한다.
김 씨는 운동을 다시 하며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의 중요성’을 다시 느끼고 있다.
김영달 씨가 10월 31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미디어센터를 찾아 플랭크 운동법으로 다져진 몸매를 보여주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나이들 수록 근육운동을 하면 몸을 젊어지게 만든다. 근육이 생기면 자세가 좋아진다. 걸음걸이도 똑바르게 된다. 근육은 성호르몬을 활성화시킨다. 성장호르몬도 배출한다. 몸을 젊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근육이 붙어 힘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심리적 자신감도 함께 따라 온다. 나이 들면서 근육운동을 더 많이 해야 하는 이유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