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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일 회장 “강제동원 문제 해결, 정말 어렵겠다고 느껴”

입력 | 2019-11-03 19:03:00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 News1


최근 일본 여야 의원들을 접촉한 강창일 한일의원연맹 한국 측 회장이 “강제동원(징용) 문제 해결이 정말 어렵겠다고 느꼈다. 공산당을 제외한 모든 당 의원들이 ‘한국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2일 도쿄 한 호텔에서 주일특파원단과 조찬 간담회를 갖고 지난달 31일, 1일 양일간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한일의원연맹 일본 측 회장,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간사장 등 일본 의원들과의 회동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그는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국) 한국 배제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공동으로 풀고, 강제징용은 외교 테이블에 앉아서 협의하자고 제안했다”며 “일본 의원들은 거기에 동의하면서도 ‘배상은 한국 측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강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 측의 이야기를 들을 자세가 돼 있다고 얘기했지만, 일본 쪽은 한국이 (해결책을) 가져오라고 한다”며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문제는 한국에 가서 많이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한국 국회에 (징용 배상 문제 해결을 위한) 4개 법안이 제출돼 있다. 일본 측에 의지만 있으면 (해결책 마련에)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전했다.

1일 열린 한일·일한의원연맹 합동총회 외교안보분과에 참석한 이진복 의원은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 일본은 그렇게 조급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그래서 한일 간 갈등의 조기 해결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강 회장과 김 간사장, 누카가 회장과 가와무라 간사장 4인은 지난달 31일 밤 위성방송 BS후지의 도쿄 스튜디오에서 대담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도 양국 의원들은 첨예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누카가 회장이 “1965년 청구권협정, 1998년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이라는 2가지 큰 사건이 있었다. 이를 지키면 두 나라가 세계에 공헌을 할 수 있지만 한국 대법원 판결로 법적 기반이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강 회장은 곧바로 “한국은 3권이 분립된 민주주의 국가다. 대법원 판단에 행정부와 입법부가 일절 관여할 수 없다”며 “일본에선 (국가 간) 조약에 대해 사법부가 정부 의견을 듣게 돼 있지만 한국은 그런 제도가 없다”고 반박했다. 대담은 동시통역이었지만 도쿄대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은 강 회장은 중간중간 일본어로 이야기했다. 이에 누카가 회장은 “일본 헌법은 ‘조약은 준수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일본은 국가 간 약속은 제대로 지킨다. 사법부를 포함해 국가 전체로 지켜야 한다는 게 일본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