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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43%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해양스포츠와 협곡 트레킹으로 유명

입력 | 2019-11-04 03:00:00

아프리카 남동부 섬 레위니옹은…




레위니옹에서 한류 문화를 알리고 있는 메테 김 씨(왼쪽)와 김별 루아-마프르 씨. 레위니옹=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울트라 트레일러닝 대회 166km 종목이 열린 레위니옹은 인도양 최고봉인 네주 봉우리(해발 3070m)와 세계 5대 활화산으로 꼽히는 푸르네즈 봉우리가 있는 곳이다. 섬의 43%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다. 면적은 제주도의 1.4배, 인구는 80만 명 정도로 해양스포츠와 협곡 트레킹을 즐기는 휴양지로 유명하다.

대회가 열린 지난달 17일 오후에 해변코스 주변에서 한국 가수 청하의 노래에 맞춰서 레위니옹 10대 청소년들이 신나게 댄스공연을 펼쳤다. 레이스를 응원하는 9개 공연 가운데 하나로 K팝이 선정됐다. 청소년들은 한류 문화를 배우고 전파하는 레위니옹 ‘김치륀(Kimchi Run)’ 모임의 회원들이다. 륀은 레위니옹의 줄임말로, 김치륀 모임을 창설하고 이끌고 있는 이는 메테 김 씨(48·사회복지사)다.

김 씨는 전남 보성 출신으로 1979년 프랑스로 입양됐다. 2007년 한국 가족과 상봉하면서 한국명은 김경호, 실제 나이는 52세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 씨는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부터 한국 문화와 뿌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마침 이곳 청소년들도 한류 문화에 관심이 많아 2017년 모임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김 씨와 함께 살고 있는 김별 루아마프르 씨(50·여·간호사) 역시 입양된 한국인으로 김치륀 모임을 지원하고 있다.

김치륀은 레위니옹 현지에서 1년에 5, 6차례 댄스공연을 펼치고 있다. 김치, 비빔밥 만들기 등 행사도 열고 있다. 현재 회원은 125명. 내년 4월 회원 17명이 한국을 방문해 교류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김 씨는 “레위니옹 청소년 사이에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데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는 홍보 자료나 교재, 영상, 전통 물품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지원을 당부했다. 한국말이 서툰 김 씨 역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국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소망도 밝혔다.

레위니옹=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