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혁신처가 6일 ‘2020년도 국가공무원 공채 시험일정’을 공표한다. 국회에 상정된 내년 정부 예산안대로라면 내년 늘어날 국가직 공무원만 1만8815명이고 지방직 공무원을 합하면 3만5000명 이상 증원된다. 임기 5년간 공무원을 총 17만4000명 늘린다는 로드맵에 따르면 내년 3만5000명 외에도 현 정부 임기 종료 전에 추가로 7만6000명을 더 뽑을 예정이다. 2019년 6월 현재 국가·지방공무원은 총 106만9070명이다.
정부는 공무원을 늘릴 필요성에 대해 공공서비스 확대와 청년일자리 해소를 꼽는다. 소방, 집배원 등 격무에 시달리는 분야는 늘릴 필요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5년간 17만 명 증원은 과도하며, 늘릴 여력은 되는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국가 재정의 문제가 크다. 국회 예산정책처 추산으로 17만 명이 재직 중 받을 급여는 327조 원, 퇴직 후 받아갈 공무원 연금은 92조 원이다. 공무원 연금은 지금도 매년 2조 원씩 정부가 세금으로 메워주고 있다. 정원 확대는 당장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는 희소식일 수 있고, 청년 실업자 수를 줄이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인력 채용은 업무 수요를 먼저 파악하고 이에 맞게 채용 규모를 맞추는 것이 순서다. 실업자 수를 줄이기 위해 해고가 불가능한 공무원 정원부터 늘리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