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도로서 1명 숨지고 11명 부상… 탑승객 대부분 60~70대 여성 경찰 “커브길 운전 부주의 사고인듯”
3일 전북 고창군 대산면의 한 농지에서 전복된 25인승 미니버스를 소방 관계자 등이 살펴보고 있다. 이날 오전 5시 57분경 A 씨(59)가 몰던 미니버스가 3m 아래 논으로 떨어져 뒤집혔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전북도소방본부 제공
새벽에 일하려고 나선 농민들이 탄 버스가 전복돼 1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운전자를 제외한 탑승객은 대부분 60, 70대 여성이었다. 3일 전북도소방본부와 고창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57분경 전북 고창군 대산면의 한 도로에서 A 씨(59)가 몰던 25인승 미니버스가 3m 아래 논으로 떨어져 뒤집혔다. 이 사고로 B 씨(72·여)가 의식을 잃고 119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운전자 A 씨 등 11명도 부상을 당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양파 밭에서 일하기로 하고 이날 오전 5시 반 전남 영광에서 출발해 목적지로 향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운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탑승객은 영광에서 농사를 짓는 주민들로 평소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이들은 가끔 일손이 부족한 농장을 찾아 품삯을 받고 일하고 있다. 고창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A 씨는 미니버스를 갖고 있었으며 일손이 필요한 주변 농장에서 부탁할 때마다 주민들을 태워다주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교통사고 신고를 받은 뒤 구급차 7대와 구조차 1대 등을 현장으로 급파했다. 20여 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구급차는 다친 승객들을 영광과 고창의 병원으로 옮겼다. 승객들은 어깨와 허리, 무릎의 통증을 호소했지만 대부분 경상이었다. 다만 2명은 골절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고가 해가 뜨기 이전 시간대에 발생했으며 안개가 짙게 낀 도로를 달리던 버스가 운전 부주의로 코너에서 도로를 이탈해 논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가 앞을 주시해야 하는데, 이런 안전운전 의무를 지키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 같다. 승객 대부분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 부상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A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고창=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