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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초 만에 골… U-17 월드컵 4년 만에 16강

입력 | 2019-11-04 03:00:00

C조 최종 칠레전 백상훈 선제골… FIFA대회 한국 최단시간 득점
2-1 승리하며 조 2위로 진출




3일 브라질 비토리아의 클레베르 안드라지 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조별리그 C조 3차전. 한국 엄지성(금호고)이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이 상대 수비의 머리를 맞고 아크서클 쪽으로 흐르자 백상훈(오산고·사진)이 달려들면서 지체 없이 슈팅을 날렸다. 볼은 상대 수비를 맞고 골네트를 갈랐다. 경기 시작 52초 만에 나온 골이다. 이 골은 대한민국 남녀 각급 대표팀이 FIFA 주관 대회에서 터뜨린 최단 시간 골로 기록됐다.

한국이 백상훈의 기습골과 전반 30분 터진 홍성욱(부경고)의 결승골을 앞세워 남미의 난적 칠레를 2-1로 꺾었다. 한국은 2승 1패로 조 2위를 기록해 2015년 이후 4년 만에 16강에 올랐다.

전반 30분에 나온 두 번째 골은 비디오판독(VAR) 끝에 득점으로 인정됐다. 오른쪽에서 날아온 코너킥을 홍성욱이 수비 한 명을 달고 뛰어들어 헤딩슛을 시도했다. 공이 크로스바를 강타한 뒤 땅을 맞고 튀어나오자 김륜성(포철고)이 다시 공에 머리를 갖다대 골대 안으로 밀어 넣었다. 심판은 공이 들어간 직후 공격자 반칙을 선언하며 골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경기가 진행되던 중 VAR실에서 홍성욱의 헤딩 장면에서 이미 공이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고 판정했다. 한국은 전반 41분 골을 내줬지만 후반 칠레의 끈질긴 공격을 잘 막아냈다.

특히 이날 득점이 모두 수비가 주력인 선수들에게서 나오면서 대표팀의 공격 옵션도 더욱 넓어지게 됐다. 중앙수비수인 홍성욱은 상대 주 공격수를 봉쇄하는 역할이 주 무기지만 이날은 공격에도 폭넓게 가담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백상훈은 오른쪽 윙어로도 뛸 수 있는 멀티플레이 능력을 갖춘 선수로 평가받는다. 주장인 골키퍼 신송훈(금호고) 역시 후반 칠레의 파상 공세를 수차례 막아내는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김정수 감독은 경기 후 “골을 넣은 백상훈과 홍성욱 외에도 끝까지 상대 공격을 잘 막아준 이한범(보인고)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역대 U-17 월드컵에서 한국의 최고 성적은 2009년 나이지리아 대회에서 거둔 8강 진출이다. 한국은 6일 오전 4시 30분 고이아니아의 에스타지우 올림피쿠 경기장에서 앙골라와 16강전을 치른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