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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라도 빨리 실종자 찾아야” 눈물 보인 헬기사고 가족

입력 | 2019-11-04 15:50:00

"소방대원이 하고 싶어 일을 시작한 조카딸 눈앞에 어른 거린다"
"청해진함 무인잠수정이 하나만 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텔레비전에서 이런 사고 현장을 볼 때는 왜 희생자 가족들이 모여 화를 내는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 너무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4일 오후 독도 헬기 추락사고 희생자 가족 대기실이 마련된 대구 달성군 강서소방서에는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사고 헬기를 운항하다 실종된 김종필(46) 기장의 어머니는 “배 속에서 나올 때만 내 배 아프게 했지, 평생 속 썩여본 적 없는 아들”이라며 “이 나이에 먼저 떠나 내 속을 썩인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독도 땅은 눈감고도 돌아다닐 베테랑이다”며 “공군에 있을 때도 저녁마다 훈련 나가고, 뭐든 앞장서서 했던 아들”이라고 김 기장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 기장의 어린 두 아들은 담담한 표정으로 할머니의 곁을 지켰다.

헬기사고 실종자 중 한 명인 박단비(29) 구급대원의 큰어머니는 “살갑고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던 조카딸”로 박 대원을 기억했다.

그는 “사명감이 투철하다는 게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라, 정말 소방대원이 하고 싶어 일을 시작한 아이였다”며 “이번 추석에 마지막으로 봤는데, 단비 큰아버지인 우리 남편은 ‘생글거리며 웃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고 말하더라”고 했다.

한 여성은 실종자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차마 대답하지 못하고 눈물을 보이며 자리를 떴다.

희생자 가족들은 실종자 수색 상황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 여성은 “실종자를 빨리 구하길 바랄 뿐이다. 인원이 있다면 더 투입되면 좋겠고, ROV(청해진함 무인잠수정)가 하나만 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족 역시 “소방청, 해경 등 업무가 일원화되지 않아 답답하다”며 “뭔가를 물어도 자꾸 관할 업무가 아니라서 모른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이런 재난사고가 한두 번이냐. 예전에도 이런 식이었고 앞으로도 이럴 것이다”며 “희생자 가족들 말을 좀 들어주면 좋겠다”고 답답함을 표현했다.

【대구=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