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강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강지환(42·조태규)씨가 재판에서 준강제추행 혐의를 부인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최창훈) 심리로 열린 강씨에 대한 3차 공판에서 강씨의 변호인은 피해자 1명에 대한 강제추행 부분에 대해 “상당히 의심이 간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말했다.
검찰 측은 “변론기일에서 ‘증거에 비춰볼 때 범행시각인 오후 8시30분께 피해자가 신체 항거불능 상태였는지, 피고인이 피해자의 특정부위를 만졌는지 의문’이라는 부분이 있다”며 피해자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피해자를 추가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첫 기일 의견에는 피해자가 심신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는 점에 대해 명시적으로 다투지 않고 피고인이 기억이 없었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의견 재진술에서는 의식이 없었겠냐는 언급이 있다. 그 부분을 다투는 것인지 분명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변호인 측은 이 부분에 대해 부인한다고 답했고, 강씨도 “변호인 의견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하며 피해자들의 고통이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공소사실을 인정했지만, 비공개로 진행된 2차 공판에서는 피해자의 특정 부위를 만지는 추행이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강씨가 월경 중인 피해자의 특정 부위를 만졌다면 강씨 본인이나 다른 피해자의 신체, 침대 매트리스 등에서 DNA가 검출돼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어진 이날 재판에는 강씨와 초등학교 동창이자 드라마 업계 종사자인 유모씨가 출석했다.
강씨와 30년 동안 알고지낸 가까운 사이이며, 평소 함께 술을 자주 마신다는 유씨는 강씨에 대해 “남자로서 의리 있고, 주변 사람 잘 챙기는 스타일”이라며 “(노력하는 모습이) 친구로서 존경스럽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유씨는 “평소엔 자기관리가 철저해서 절대 술을 안 마신다. 촬영 기간 나와 술을 마신 적은 한 번도 없다. 작품이 끝나면 오래 마셔 폭음할 때가 종종 있다”며 “사건 1주 전에 대본이 안 나와서 스트레스를 받고, 감독과 의견 충돌이 있어 힘들어한 기억이 있다. 그래서 술로 달래려 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유씨는 강씨가 평소 술을 많이 마시면 전혀 기억을 못하는 이른바 ‘블랙아웃’ 상태를 자주 겪었으며, 노래를 하는 습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7월9일 오후 경기 광주시 오포읍 자신의 집에서 촬영을 돕던 여성 스태프 2명과 술을 마신 뒤 이들이 자고 있던 방으로 들어가 1명을 성폭행하고, 다른 1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사건 당일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같은 달 12일 구속됐다.
사건이 불거지자 출연 중이던 TV조선 드라마 ‘조선생존기’에서 하차했고, 소속사인 화이브라더스코리아로부터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재판부는 21일 오후 4시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3호 법정에서 결심공판을 열 예정이다.
【성남=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