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82년생 김지영’ 스틸컷.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영화계가 바라보는 ‘평점 테러’
“포털 사이트 평점 영화 선택에 영향”
최근엔 실시간으로 SNS 댓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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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영화 제작자의 말이다. 온라인에서 빚어지는 ‘평점 테러’가 관객의 작품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수치화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영화관계자 대다수는 ‘평점 테러’가 영화에 유무형의 영향을 가한다는 걸 ‘체감’한다고 말한다.
일부 누리꾼이 악의적인 목적으로 특정 영화에 가하는 무차별 공격과 혐오 섞인 비하의 행위는 주로 포털사이트의 각 영화 페이지 평점 코너를 통해 벌어진다. 최근 ‘실시간’ 기능까지 추가돼 해당 영화 제목을 검색하면 평점은 물론 기사의 모든 댓글, SNS 글까지 망라해 확인되고 있다.
이런 기능은 정보 제공과 감상 공유, 의견 소통의 창구로써 역할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정유미·공유 주연 ‘82년생 김지영’, 라미란·이성경의 ‘걸캅스’ 등에 대한 조롱 섞인 공격도 여기서 이뤄졌다. 두 영화 모두 작품 개봉 전 ‘평점 테러’ 피해를 입었다.
영화 ‘캡틴 마블’ 포스터.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그 속에서도 영화의 완성도로 흥행에 성공하는 작품은 있다. 4일 현재까지 누적 250만 명을 동원한 ‘82년생 김지영’을 비롯해 1000만 관객에 성공한 ‘변호인’, 올해 3월 ‘여성 우월주의’라는 일부 지적 속에 ‘평점 테러’에 노출됐지만 580만 관객을 모은 ‘캡틴 마블’ 등이다.
투자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 강동영 팀장은 “포털사이트 평점은 영화 정보를 찾을 때 대중이 가장 손쉽게 거치는 과정이기에 중요하다”며 “특히 개봉 이후 매겨지는 평점은 영화의 재미를 나타내는 척도이기 때문에 관객이 유심히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입소문’이 영화 흥행을 판가름할 정도로, 주변에서 재미있다고 추천하는 영화를 찾아보는 심리가 강한 한국관객의 특성에 ‘평점’은 더욱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도 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관객 쏠림현상이 큰 상황에서 포털사이트 평점은 선택에 영향을 준다”며 “지금처럼 횡포에 가까운 폭력적인 평점 테러의 피해자는 결국 관객”이라고 지적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