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우리은행 ‘더+행복한 은퇴이야기 공모전’… 최우수상 고효숙씨
교사 생활을 마치고 은퇴한 뒤 주변의 뜻이 맞는 이들과 자금을 모아 아프리카에 학교를 세우는 등 새로운 삶을 시작한 고효숙 씨(가운데). 올해 아프리카 부룬디를 찾았을 때 학생들과 만나 함께 웃고 있다. 고효숙 씨 제공
고향인 제주도에서 30년 가까이 교사 생활을 하다가 2011년 명예퇴직을 하고 교단에서 내려온 고효숙 씨(61). 퇴직 후 몇 년간은 유유자적 시간을 보냈지만 우연히 지인들과 노숙자들을 지원하는 작은 모임을 만들게 되면서 잊고 있었던 꿈을 떠올리게 됐다. 모교인 신성여자중고교 초대 교장을 지낸 제주 출신의 독립운동가이자 여성 교육자 최정숙 선생(1902∼1977)처럼 어려운 이들에게 교육의 혜택을 안겨주고 싶다는 포부였다.
“가정환경이 어려울 때도 선생님과 친구들이 넘치는 사랑을 주는 학교가 제게는 따뜻한 곳이었거든요.” 다행히 “여럿이 10년간 돈을 모아 가난한 나라에 학교를 하나 세워보겠다”는 계획을 밝히자마자 남편은 “10년은 너무 기니 5년 안에 해보라”면서 적극 지지해줬다. 동지들이 적지 않아 순식간에 선배와 친구, 동료 교사와 후배 등 6명이 함께 ‘샛별드리’라는 모임을 결성할 수 있었다. 서로 응원하며 애를 쓰다 보니 3년 만에 1억 원이라는 자금도 모였다.
동아일보와 우리은행은 우리은행 시니어 전용 특화 브랜드인 ‘시니어플러스’ 출시에 맞춰 10월 ‘더+행복한 은퇴이야기 공모전’을 개최했다. 제2의 인생 도전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은퇴 이야기들이 응모된 가운데 아프리카에서 학교를 세우는 성과를 일군 고효숙 씨가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우수상 수상자로는 강신익 씨가, 장려상 수상자로는 강성일 강숙희 김상진 송재석 신정모 양병선 이정순 이춘재 장효택 한상권 씨가 각각 선정됐다.
이번 공모전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백만기 아름다운은퇴연구소장은 “실패를 딛고 재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느 글보다 감동을 줬다”며 “동아일보의 은퇴 이야기 공모전의 수기들이 앞으로 쏟아져 나올 예비 은퇴자들에게도 희망과 용기를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공모전 시상식은 13일 오후에 열리며 최우수상 500만 원 등 총상금 1000만 원이 수상자들에게 수여된다. 수상작은 공모전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