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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보다 고위급 협의를”… 아베 “모든 방법 통해 해결”

입력 | 2019-11-05 03:00:00

文대통령-아베 13개월만에 11분 대화
추후 정상회담으로 돌파구 가능성
靑 “대화 통해 현안 해결 원칙 확인” 日 “아베, 원칙적 입장 확실히 전달”
서훈 “지소미아 복원 배제못해”




文대통령 제안으로… 방콕서 예정없던 환담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 오전(현지 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 11분가량 환담했다. 한일 정상이 별도로 만난 것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이후 13개월여 만이다. 예정에 없던 만남이라 전속 사진사가 아니라 문 대통령을 수행하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이 사진을 찍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4일 태국 방콕에서 11분간 단독 환담을 가졌다. 한일 정상의 회동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만남 이후 13개월여 만이다. 장기화하는 한일 갈등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태국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방콕의 노보텔 방콕 임팩트 호텔 내 정상 환담장에서 아베 총리와 만났다. 예정에 없던 이날 만남은 문 대통령이 호텔에 입장하는 아베 총리에게 다가가 “잠시 앉아서 얘기하자”며 직접 자리를 권하면서 성사됐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8시 35분부터 46분까지 11분 동안 배석자 없이 통역을 통해 대화를 나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양 정상은 한일 양국 관계의 현안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며 “(두 정상은 또) 최근 양국 외교부의 공식 채널로 진행되고 있는 협의를 통해 실질적인 관계 진전 방안이 도출되기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외에도 필요하다면 보다 고위급 협의를 갖는 방안도 검토해보자”고 제의했고, 아베 총리는 “모든 가능한 방법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도록 노력하자”고 화답했다고 고 대변인은 밝혔다.

청와대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23일 0시로 종료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 양국의 구체적인 현안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도 양국 간 이견이 여전한 만큼 일본은 4일 회동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일본 정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양국 간의 문제에 관한 일본의 원칙적 입장을 확실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이후 처음으로 한일 정상이 만나면서 갈등의 해법을 찾기 위한 분위기는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정상이 이날 회동을 계기로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정식으로 회담을 가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4일 오후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접견하고 한일관계 등 지역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선 지소미아 종료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잇달아 지소미아 복원 가능성을 언급했다. 서 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소미아 복원과 관련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같은 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지소미아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방콕=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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