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폭로 군인권센터 소장 겨냥 5共때 인권유린 기관 거론 논란 “공관병이 감 따야지 누가 따나” 공관서 아들 바비큐 파티엔 “사회통념상 그정도는 인정해야” 의혹 해명은커녕 논란 더 키워
자유한국당의 1차 인재 영입 대상이었던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4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의 영입 보류와 공관병 갑질 논란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박 전 대장은 이날 영입 과정에서 불거진 ‘공관병 갑질’ 의혹 등을 해명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전 대장은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에는 대통령은 보이는데 군 통수권자는 보이지 않는다. ‘좋은 전쟁보다는 나쁜 평화가 낫다’는 패배주의적인 발언이 거듭되면서 우리 군대는 전쟁을 잊은 군대가 되었다”고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저를 정치현장으로 불러들인 건 황교안 대표가 아니라 문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과정에서 그는 “공관병에게 ‘맘스터치’(햄버거 브랜드 중 하나)를 사주고 배려해서 ‘너무 잘해주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듣기도 했다”며 “(공관병 갑질) 사건은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미명하에 군대를 무력화하기 위한 불순세력의 작품”이라고 했다. 박 전 대장은 이어 2017년 갑질 논란을 공론화한 임 소장을 지목하며 “삼청교육대에서 한 번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청교육대는 4만 명이 강제 징집돼 54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된 전두환 정부의 대표적인 인권 유린 기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기자회견 직후 한국당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황 대표가 박 전 대장에 대해 ‘귀한 사람’이라며 추후 얼마든지 영입 가능성을 내비친 만큼 황 대표에게 불똥이 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회견을 지켜보면서 (박 전 대장을) 2, 3차 인재영입 명단에 넣는 건 부담스러워졌다”면서 박 전 대장에 대한 인재영입 배제 방침을 밝혔다. 또 다른 당 핵심 관계자는 “황 대표의 (박 전 대장 중용) 의지가 강해 총선 경선 및 공천은 할 수 있지 않겠냐”면서 ‘총선 직행’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군인권센터는 입장문을 내고 “육군 규정은 감 따는 일을 공관병에게 시켜서는 안 된다는데 4성 장군이 규정도 모르고 병사들을 노예 취급한 셈이니 군 기강 문란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