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난 재선에 자신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하원의 탄핵 조사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 그는 자신과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적절한 통화를 주장한 내부 고발자의 신원 공개를 압박하며 “탄핵 찬성 여론이 반대를 앞서고 있다는 소식은 가짜 뉴스다. 재선에 매우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AP 뉴시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하느냐’는 질문에 찬성이 49%로 반대 46%를 웃돌았다. 9월 같은 조사에서 탄핵 찬성 43%, 반대 49%로 반대가 더 많았던 것과는 달라진 흐름이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 조사 결과 역시 탄핵 찬성이 49%로 반대(47%)를 앞섰다. 트럼프 대통령 측의 강한 견제에도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탄핵 조사 등에서 그에게 불리한 증언들이 쏟아지는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상원 100석 가운데 3분의 2를 넘어야 해서 실질적으로 탄핵 가능성은 여전히 높지 않다.
이날 친트럼프 성향 매체인 폭스뉴스도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부통령에게 39% 대 51%로 밀리는 등 민주당 선두 주자와의 양자대결에서 밀린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CNN 여론 조사는 가짜이며, 폭스뉴스 조사는 언제나 엉터리”라고 말했다.
자신에게 불리한 여론조사를 가짜라고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탄핵 조사와 관련된 언론 보도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보도에 등장하는 공화당 의원이나 보도에 대한 이들의 반응을 주시하며 충성도를 따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부정확하게 쓴다는 이유로 뉴욕타임스(NYT)와 WP의 구독을 중단한 상태.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에도 휴대전화 앱을 통해 두 매체의 주요 기사들을 읽고 있으며, 관련 내용을 질문한다고 인터넷매체 액시오스가 전했다.
탄핵 조사와 관련해서도 내부고발자 신원 공개를 요구하며 정치적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내부고발자는 (상황을) 너무 잘못 이해했으므로 반드시 앞으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내부고발자를 “오바마의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존 브레넌(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당시 중앙정보국장) 사람, 수전 라이스(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람일 것이다. 트럼프를 싫어하는 사람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내부고발자는 탄핵 조사에서 하원 정보위원회 내 공화당 의원들의 질의에 서면 답변할 의향이 있음을 밝혔다고 WP와 NYT가 보도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이윤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