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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자 행세…고유정, 눈물연기로 경찰마저 속였다

입력 | 2019-11-05 12:42:00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후 은닉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이 지난 6월 1일 충북 청주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경찰에 체포될 당시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경찰이 촬영한 영상 캡처본)


전 남편 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36)이 실종된 피해자를 찾는 경찰에게 울면서 성폭행 피해를 호소한 뻔뻔함이 드러났다.

고유정은 실종신고를 받고 수사 중인 경찰과 통화에서 울먹이며 성폭행 피해여성을 감쪽같이 연기했다.

지난 4일 고유정 사건 6차 공판에서 공개된 경찰과 고유정의 통화녹음 파일에서 고유정은 “(성폭행에)저항하다가 손을 다쳤다. 생각하기도 싫다”며 울며 말했다.

당시 경찰은 피해자 강모씨(36) 실종 신고를 받고 전 부인인 고유정에게 연락한 것이었다.

고유정은 경찰이 “가장 마지막에 함께 있었던 사람이라서 전화했다”고 하자 “제가 마지막에 함께 있었는지 어떻게 아느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했다.

특히 “그 사람(피해자)이 잠적하면 아무 처벌도 못받는 것 아니냐. 너무 불안하다”며 오히려 보복이 두려운 성폭행 피해자 행세를 했다.

당황한 경찰이 고유정을 달래야할 정도였다.

고유정은 “지금 육지에 와있다”며 경찰의 출석 요구를 미루려 했다.

또 범행 후 피해자 휴대전화로 피해자가 자신을 성폭행하려해 미안하다는 내용의 거짓 문자메시지를 보내 경찰 수사에 혼선을 줬다.

고유정은 범행 이틀 뒤인 5월27일 전 남편 휴대전화에 “성폭행 미수 및 폭력으로 고소하겠어. 니가 인간이냐? 넌 예나 지금이나 끝까지 나쁜 인간이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뒤이어 전 남편 휴대전화로 “미안하게 됐다. 내 정신이 아니었다. 재혼했다는 사실도 충격이었고. 미안하게 됐다”는 거짓 메시지를 자신에게 보낸다.

고유정의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공해 경찰이 사건 초기 재빨리 살인사건으로 전환하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제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