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팀, 맞벌이 부부 350쌍 설문… 동료로부터 배제-무시당하면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 표출… 외면이 직접적 공격-괴롭힘보다 업무수행에도 더 부정적 영향 줘
그런데 최근 연구자들이 직장 내 외면의 파급 효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직장 내 외면이 공격이나 괴롭힘보다 직무 만족이나 업무 수행 등의 직장 성과에 더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논문에서 이러한 직장 내 외면의 부정적 영향에 초점을 두고 직장 내 외면이 당사자와 그 배우자의 ‘감정적 소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미국 유타주립대, 베일러대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은 맞벌이 부부 350쌍을 대상으로 6주 동안 3번의 설문을 실시했다. 연구 결과 직장 내 외면은 이들의 긍정적 기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고, 직장 내 정신적 고충을 증가시켰다. 직장 내 외면의 피해자들은 동료들의 배척을 경험하면서 자기 스스로를 가치 없고 의미 없는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인식이 긍정적 기분을 저해하고 정신적 고충을 야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신적 고충은 배우자의 감정적 소진에도 영향을 미쳤다. 직장 내 외면은 당사자들의 직장 내 정신적 고충을 야기하고, 더 나아가 ‘가족 잠식(family undermining)’을 유발한다. 이것이 가정 내에서 배우자의 감정적 소진까지 발생시킨다. 직장에서 외면당하고 정신적 고충을 느낀 당사자는 집에 돌아와 자기 불만과 좌절감을 배우자에게 표출하는 ‘가족 잠식 행동’을 하게 되는데 이런 행동이 배우자를 감정적으로 지치게 만드는 것이다.
이처럼 직장 내 외면의 광범위한 부정적 효과는 직장 내 외면에 가담하는 가해자들과 그를 감시해야 할 입장에 있는 관리자들에게 교훈을 준다.
가해자들은 이 같은 부정적 파급 효과를 염두에 두고 자기 행동을 돌아보고 자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관리자의 경우 이런 직장 내 외면이 은밀하게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모니터링 해야 할 것이다. 또 직장 내 외면 사례를 발견했을 때는 가해자들에게 그 부정적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임을 정확하게 알려줌으로써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
정리=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