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가 상승률 22% 고공행진… 소비 투자 급증-무역갈등 해소 기대 다우-S&P500-나스닥지수 껑충… 일각 “투자 과도하게 몰려 거품” 지적 한국 상승률 5% 안돼, 中日보다 낮아
4일(현지 시간)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4.75포인트(0.42%) 오른 27,462.11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올해 7월 16일 기록했던 최고치를 약 4개월 만에 새로 썼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37%, 나스닥지수는 0.56% 오르며 역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미국 경제는 최근 세계 경제의 둔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사실상 ‘나 홀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중 간 무역전쟁이 진행 중이지만 개인 소비와 기업 투자 등 민간 부문의 기초 체력이 강하다는 점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한국은행은 3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서 “미국의 민간 소비는 전체 경제 성장의 85%를 차지할 정도로 탄탄하다”고 분석했다. 1일 발표된 미국의 10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고, 9월 하락세를 보였던 제조업 관련 지표도 반등에 성공했다.
이에 대해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구글, 아마존 등 미국 경제를 이끄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여전히 좋다. 아직까지 미국 증시에 거품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준금리를 세 차례 낮춘 것도 주가 상승이 이어지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지지부진한 한국 증시에 온기를 불어넣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코스피는 최근 투자자들이 몰리며 2,100 선을 회복했지만 올해 상승률은 4.98%에 그치고 있다. 미국은 물론 일본(16.17%), 중국(19.31%) 등 주요국보다 낮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중 무역 협상이 진전되고 글로벌 저금리 환경이 조성되면 한국 금융시장에 투자하는 투자자들도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만 한국은 미국과 달리 경제지표나 기업 실적이 아직 부진한 상황이라 주가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준금리 인하, 재정 확대 등 정책 기대감 등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지만, 이후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가 나오지 않으면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