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정명훈, 아사히신문 인터뷰 “음악으로 맺은 우정은 변하지않아… 관계 악화 후대에 물려주면 안돼”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66·사진)이 5일 보도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관계 악화에 대해 “국가가 일방적으로 벽을 만들고, 만남의 기회를 빼앗는 현상은 매우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양국) 우정을 멋진 음악으로 연주해 세계에 선보이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달부터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두 나라의 주요 문화예술 인사들을 인터뷰하는 ‘이웃’ 시리즈를 게재하고 있다. 도쿄필하모니 교향악단 명예 음악감독인 정명훈은 2001년부터 도쿄필하모니와 연을 맺고 있다. 2007년 도쿄에서 열린 ‘한중일 우정의 가교 콘서트’에서 당시 왕세자였던 나루히토 일왕과도 협연하는 등 일본과 인연이 깊다.
그는 “현재 양국의 특수한 긴장관계에는 극복해야 할 어려운 역사적 배경이 있다”고 했다. ‘한일 관계 악화가 다음 세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질문에 “각자가 개인적인 우정을 지속시켜 서로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리허설에서 처음 소리를 같이 내는 순간 한국인인지 일본인인지 구분하는 차이는 사라진다. 음악을 기반으로 맺어진 우정은 변하지 않는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