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패키지 상영회’ 인기몰이… 향초-엽서-배지 등 다양한 품목 팬 소장 욕구 자극하고 취향 저격… 저예산 영화 홍보에 특히 효과
영화 ‘경계선’의 패키지 상영회 관객들을 위해 제작한 향초 굿즈 세트.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지난달 24일 개봉한 영화 ‘경계선’은 후각으로 타인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여인 ‘티나’와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 ‘보레’의 기묘한 만남을 담은 판타지 로맨스다. ‘경계선’은 지난달 말 열린 패키지 상영회에서 관객들에게 향초와 디퓨저, 나무 받침까지 들어있는 세트를 제공했다. ‘티나’가 가진 특별한 능력인 후각에 초점을 맞춘 기획이다. 할리우드 내 쟁쟁한 여성 배우들이 겪은 성차별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우먼 인 할리우드’는 내털리 포트먼 등 ‘레전드 배우’들의 사진이 담긴 엽서, 배지, 스마트폰 줄 등 굿즈를 제공하는 패키지 상영회를 열었다.
패키지 상영회 가격은 보통 영화 티켓과 같은 1만 원에서 1만5000원가량인데 상영 회차가 제한적인 데다 한정판 굿즈를 소장할 수 있는 기회이다 보니 다양성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상영관이 적은 지역의 관객들은 스페셜 상영회에 참석하기 위해 인근 도시 상영관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흔하다. 최승호 CGV아트하우스 팀장은 “독립예술영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영화 팬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패키지 상영회를 열고 있다”며 “특히 20, 30대 여성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의 이미지를 잘 구현해낸 굿즈들은 영화의 인기와 더불어 상영이 끝난 뒤에도 팬들의 오랜 사랑을 받는다. 영화 ‘캐롤’(2015년·32만 명)이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7년·20만 명)의 굿즈는 인터넷에서 여전히 중고로 거래될 정도다. 한 영화수입사 관계자는 “실용성보다는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예쁜 이미지와 작품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새로운 아이템을 찾기 위해 고민한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