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세월호 참사 관련 특별수사단을 설치하고 재수사에 본격 착수한다.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이후 별도 수사단이 꾸려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별수사단은 이번주 중 출범할 예정이다.
대검찰청은 6일 세월호 참사 사건 관련 재수사를 진행할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을 설치한다고 밝혔다.
단장은 임관혁 수원지검 안산지청장이 맡았으며, 부장검사 2명과 검사 5~6명 등 10명 안팎의 검사로 꾸려질 예정이다. 특수단 사무실은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에 마련되며, 대검 반부패·강력부에서 수사 지휘를 하게 된다.
이번 특수단 출범은 윤 총장 지시로 이뤄졌다. 윤 총장은 지난달 17일 열린 대검 국정감사에서도 세월호 참사 수사 관련 언급을 한 바 있다. 당시 윤 총장은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세월호 참사 관련 수사 외압 의혹을 지적하며 재수사 여부를 묻자 “사건이 접수되면 종합적으로 잘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앞서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수사의뢰한 사건이 지난 4월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에 배당된 바 있다. 특조위는 세월호 폐쇄회로(CC)TV 영상녹화장치(DVR)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해군·해양경찰청 등 관련자들이 세월호 DVR 수거 과정을 은폐했다며 증거인멸 및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4월 (특조위) 수사의뢰가 들어온 사건이 중앙지검에 배당된 상태인 데다 (희생자) 이송 관련 새로운 의혹도 제기됐고, 세월호 유족들이 고소·고발장을 제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며 “(윤 총장이) 특수단 형태로 수사를 하겠다는 결단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조위는 이날 특수단 출범 소식에 환영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놨다. 특조위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제기돼 온 의혹이 많고 조사 자료도 방대한 점, 주요 관련자들에 대한 공소시효가 임박한 점 등을 고려해 향후 상시적으로 수사 과제와 방향 등을 협의할 수 있는 협력 체계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특조위는 지난달 31일 ‘세월호 참사 구조수색 적정성 관련 조사내용 중간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이 응급조치가 필요한 환자를 발견하고도 해상에서 약 5시간을 허비했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헬기를 통한 수색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 전반적인 수색 상황 문제를 제기했고, 추후 수사 의뢰하거나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관련 책임자를 처벌해달라며 검찰에 재수사를 거듭 촉구해온 4·16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는 예정대로 검찰에 고소·고발장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오는 15일에 박근혜 정부 관계자들과 현장 구조 관계자 등 122명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지난 2일 밝힌 바 있다. 여기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김기춘 전 비서실장·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당시 법무부 장관) 등 박근혜 정권 관료 9명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구조 관계자 등 29명 ▲1기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관계자 등 29명 등이 포함돼 있다.
가족협의회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5년이 넘었기 때문에 검찰 측에서 혐의 사실을 확실하게 모를 수 있다”며 “고소·고발을 통해 내용을 설명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