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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와 대화 물꼬 튼 文대통령, 징용 해법 대안 찾을까

입력 | 2019-11-06 15:10:00

징용 배상 문제 해법 찾기 위한 대화 본격 시작될 듯
靑, 여러가지 가능성 열어둬…"제시되는 방안들 검토 중"
靑 "빠른 시일 내 문제 해결에 최선…日, 지혜 모을 것"




한일 정상이 ‘대화를 통한 갈등 해결’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경색 국면에 빠졌던 한일 관계 기류가 조금씩 변화하는 모양새다. 최고위층 소통으로 일단은 대화의 물꼬를 튼 만큼,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법에 접점을 모으기 위한 대화 채널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실질적인 해법 마련을 위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정부의 공식 입장은 한국과 일본 기업이 각각 조성한 기금으로 위자료를 지급하는 ‘1+1’안(案)‘이라는 점을 못박았지만, 피해자의 동의를 얻는 조건에선 여러 가지 선택지를 고민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현재 정부안은 ’1+1‘이지만 대화를 해야 하는 상황에선 여러 가지 선택지를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원칙적으로는 국민적 합의와 피해자 동의를 얻는 조건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요미우리(讀賣) 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역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만남에서 “다양한 대안을 생각할 수 있다”며 징용 해법과 관련 유연한 태도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일) 대화의 시작이 될 수도 있는 의미 있는 만남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6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양 정상이 오랜만에 만남을 통해 양국 문제를 대화로 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 중요하다”며 “어떤 방법으로, 어떤 수위로 문제를 해결할지는 양국이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실제 양국 곳곳에선 여러 절충안들이 거론되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일본에 공식 제안한 ’1+1+국민성금‘ 안이 대표적이다. 일본 정부는 이와 관련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어찌 됐든 양국 고위급 차원에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면서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해법 마련에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핵심관계자는 이 안에 대해 “강제 징용 문제를 풀기 위한 국민적 관심도가 굉장히 높다”며 “어떻게 풀지 각계각층에서 고민하고 있고 그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방안에 대해 청와대가 평가하기엔 어렵지만,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해당 안에 대해 청와대 내부에서도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다.

한일 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갈등 수습을 위한 다양한 합의안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지난달 29일 “일본 측과 건설적 (강제징용) 해법을 찾는 데 소통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달 28일 일본 지지통신도 “한일 정부가 갈등 수습을 위한 다양한 합의안 검토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나아가 한일 정상이 양국 관계 현안에 대해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는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해법 마련과 관련한 논의는 더 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 관계자는 “외교 채널이 이제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이라며 “12월 한일정상회담 개최 여부도 논의 진전에 따라 달릴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국 정부와 기업이 경제협력 명목의 기금을 창설하고, 일본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인 ’경제발전기금‘ 설립안을 포함해 제3의 징용해법 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마지막 다자 외교 무대인 한·중·일 정상회담 이전까지 실질적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경제발전기금 설립안의 경우 징용 피해자에 대한 보상 성격이 아니고 한국과 일본이 상호 경제발전을 목적으로 자금을 준비한다는 차원이어서 우리 정부는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핵심관계자는 “문제를 빠른 시일 내 해결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는 최선을 다할 것이고 일본 정부 또한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지혜를 모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