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슈아 벤지오-세바스찬 승 교수 ‘삼성 AI포럼 2019’ 참석차 방한 이재용 부회장, 삼성 미래전략 함께 논의… 영상인식-자율주행 등 공동개발도 AI ‘미국 벽 뛰어넘기’ 도전 가속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글로벌 인공지능(AI) 석학을 만나 이렇게 강조했다. ‘삼성 AI포럼 2019’ 참석차 방한한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 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등을 6일 서울시내 모처에서 만나 AI 산업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에서다.
AI는 이 부회장이 삼성의 미래를 그릴 때 강조하는 차세대 핵심 분야 중 하나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경영에 복귀한 뒤 휴대전화, 가전제품, 자동차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사람의 뇌를 닮은 AI, 이를 지원하는 5세대(5G) 이동통신망과 시스템 반도체를 미래 핵심 분야로 꼽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캐나다 몬트리올에 인공지능랩을 설립해 벤지오 교수와 공동으로 영상 및 음성 인식, 자율주행 등 AI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짧은 단어로만 말하거나 문장으로 말하지 않아도 말을 알아듣는, 사람을 닮은 AI 알고리즘이 개발되면 삼성의 다양한 제품이나 서비스와 결합할 수 있다.
승 교수는 뇌 신경공학 기반 인공지능 연구를 개척한 세계적 석학으로 2018년부터 삼성리서치 최고연구과학자(CRS)를 겸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글로벌 AI 리더들과의 교류를 확대해 왔다”며 “석학들과 만나며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AI 기술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 등 기업인들과도 AI 관련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전자업계는 삼성이 AI포럼을 열어 세계 석학과 첨단 기술 동향을 공유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행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세계 5개국에 AI 연구센터를 만들고 이 부회장이 직접 AI 네트워크 확대에 나선 점에 주목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1990년대 디지털 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영원한 ‘벽’처럼 느껴졌던 일본 전자산업을 뛰어넘었다”며 “이번에는 미국의 벽 뛰어넘어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가 있다고 보고, 미국 기업이 독무대인 AI에 과감하게 진출하며 삼성의 변화를 이루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