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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제5단체가 호소하는 경제법안,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라

입력 | 2019-11-07 00:00:00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5단체가 어제 ‘주요 경제관련법의 조속 입법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고 국내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그나마 경제의 숨통을 틔울 수 있는 법안들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자 보다 못한 경제계가 나선 것이다. 이들은 “여야의 소모적 논란과 각 당의 선거전략, 정부의 미온적 자세, 노동계의 반대로 입법에 전혀 진전이 없어 경제계는 매우 답답하고 무기력한 심정”이라고 했다.

경제 5단체는 가장 시급한 법안으로 탄력근로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확대해 주 52시간 근무제를 보완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들었다. 국회는 작년에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때 이를 보완할 법안을 같이 만들었어야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보완 법안이 처리되지 않아 기업들은 획일적인 주 52시간을 지키기 위해 일감과 업무량을 줄이고, 연구개발을 하다가 강제 퇴근하는 사달이 벌어지고 있다. 내년에는 종업원 300인 미만 기업들에까지 제도가 확대되는데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어 보완이 시급하다.

경제 5단체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시대에 필수적인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보호법 등 데이터 3법 개정안도 우선 처리돼야 할 법안으로 꼽았다. 데이터 3법은 한국의 정보기술(IT) 강점을 살리고 유럽연합(EU)의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경제단체들은 밝혔다.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과 화학물질관리법 역시 행정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비용 부담이 커서 관련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므로 상당 수준의 완화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음 달 10일이면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끝난다. 513조 원이 넘는 내년 예산안도 심의해야 하는 데다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선거법과 검찰개혁 법안이 맞물려 언제 국회가 파행으로 치달을지 살얼음판이다. 경제단체들이 지목한 법안들은 대부분 국회 상임위원회에 머물러 있다. 이번에 법안들이 처리되지 못하고 사실상 총선 국면으로 넘어간다면 회기 종료로 자동 폐기되어 다음 21대 국회까지 기다려야 한다.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산업현장은 손을 놓은 채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정부와 국회는 경제계의 절박한 호소를 외면하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