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노영민 실장이 사과해야… 국회 모욕 막는 강기정법 발의” 강기정 “백번 잘못… 국감때 충분히 사과” “국회 찾아가면 어깃장” 野 비판도
최근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고함을 질러 논란이 된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결국 정국의 걸림돌이 됐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해 6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대신해 강 수석이 출석한 것을 두고 여야가 대립을 이어가다 끝내 파행한 것. 자유한국당은 국회 모욕을 근절하기 위한 ‘강기정법’을 발의하기로 했다. 패스트트랙 협상 등 앞으로 남은 정기국회가 마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예결특위는 한국당 소속인 김재원 예결특위원장을 비롯해 한국당 의원들이 단체로 불참하면서 개회가 미뤄졌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노 실장이 직접 회의에 출석해 사과할 것과 강 수석의 해임을 요구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강 수석이 국회에 오는 것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예결특위 간사인 지상욱 의원도 국회 예결특위 회의장 앞에서 “비서실장이 나와 사과하고 마무리 짓는 게 맞다”고 했다.
강 수석은 회의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야) 3당 간사들이 오라고 해서 제가 왔다”고 해명했다. 그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나 원내대표의 발언 속에 끼어든 것은 제가 백 번 잘못했다”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국감 당일 충분히 사과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국감에서 정 실장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하기 어렵다고 한 답변을 두고 야당이 반발하는 데에 대해서는 “안보 논쟁에서 정부 논리를 부인해버리면 답이 없다”고 했다. 그는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국방장관 모두 공통 의견을 냈다”며 “아무리 야당 입장에서 다른 생각 있더라도 공식 발언을 받아주셔야 한다”고 했다. 이날 청와대는 야당의 해임 요구를 일축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