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이 츠르베나 즈베즈다를 제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연승을 거두고 16강 진출 청신호를 밝혔다. 그 중심에 손흥민이 있었다. 최근 악재가 있었던 손흥민은 선발로 출격, 우려와 달리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선보였고 후반전에는 멀티골을 터뜨리며 대승과 대기록을 동시에 작성했다.
토트넘이 7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에 위치한 라이코 미티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즈베즈다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B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4-0으로 승리했다. 손흥민이 2골을 기록해 승리의 견인차가 됐다.
1차전에서 올림피아코스와 비기고(2-2) 2차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크게 패(2-7)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던 토트넘은 지난달 23일 즈베즈다와의 홈 3차전에서 5-0 대승을 거둔 것에 이어 장소를 세르비아로 옮겨 치른 리턴매치까지 잡아내며 2승1무1패를 기록하게 됐다.
고의는 없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도 당시 판정이 잘못됐음을 시인하고 3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철회했다. 하지만 손흥민의 멘탈이 회복됐는지 여부는 미지수였고 따라서 곧바로 이어지는 즈베즈다전 출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은 ‘문제없음’이었다. 파울로 가자니가, 후안 포이스, 에릭 다이어, 다빈손 산체스, 대니 로즈, 탕귀 은돔벨레, 무사 시소코, 델레 알리, 지오반니 로 셀소, 해리 케인 그리고 손흥민으로 베스트11을 꾸렸다.
킥오프와 동시에 즈베즈다가 거칠게 몰아붙이면서 분위기를 가져가려 했으나 불을 잘 껐고 약 10분가량 지나면서 토트넘이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12분 은돔벨레의 스루패스를 받은 케인이 오른쪽 옆 그물을 때렸던 첫 슈팅을 시작으로는 한동안 토트넘만 공격했다.
전반 22분 손흥민이 박스 안 외곽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분위기를 이어갔다. 곧바로 이어진 즈베즈다의 역습 과정에서 완벽한 일대일 상황을 허용했으나 가자니가 골키퍼가 발끝으로 감각적인 세이브를 기록, 위기를 넘겼다.
케인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손흥민의 슈팅이 수비 발에 걸리고, 다시 케인의 패스를 손흥민이 슈팅한 것이 또 골대를 때리는 정신없이 몰아치던 과정에서 로 셀소의 오른발 슈팅이 기어이 즈베즈다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전은 손흥민을 위한 시간이었다. 손흥민은 1-0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고 있던 후반 13분 추가골의 주인공이 됐다.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즈베즈다 골망을 크게 흔들었다. 손흥민은 득점 후 양손을 포개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고메스를 향하는, 또 팬들을 향하는 마음이 느껴지던 장면이다.
이 골로 개인통산 122번째 득점을 작성한 손흥민은 레전드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함께 보유하고 있던 한국인 유럽무대 최다득점을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불과 2분 뒤에는 대니 로즈의 낮은 크로스를 가볍게 밀어 넣으며 멀티골까지 작성했다. 시즌 6, 7호골을 동시에 작성하며 통산 기록도 123골로 늘렸다.
이후 토트넘은 무리한 공격 대신 효율적인 운영을 펼치면서 남은 시간을 보냈다. 그런 와중에도 후반 39분 에릭센이 승리에 쐐기를 박는 4번째 득점까지 성공시켰고 결국 4-0으로 경기를 마무리, UCL 2승째를 신고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