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오후 인천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특목 자사고 입시 설명회에 참석한 초, 중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이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인천=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현재 초등학교 4학년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오는 2025년부터 자율형사립고와 특수목적고인 외국어고·국제고가 일반고로 전환된다. ‘고교서열화’를 해소한다는 취지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유 부총리는 “복잡한 고교체제 속에서 약 4%를 차지하는 외고·국제고·자사고 등이 우수한 학생들을 먼저 선점하고 있다. 비싼 학비와 교육비가 소요되다 보니 현재 고등학교는 사실상 1류, 2류로 서열화됐다”며 “고등학교 진학 경쟁이 심화되어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은 커지고 학교 간, 학생 간 위화감이 조성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자사고·외고·국제고 2025년 일반고로 전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2019.11.7/뉴스1
교육부는 일반고로 전환하는 학교에 3년간 최소 10억원의 추가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2024년까지 학교 재지정을 위한 운영성과 평가는 실시하지 않는다.
유 부총리는 “학교 현장에 충분한 준비기간을 부여하고 시험을 준비학 학부모와 학생들의 기대권도 존중해 전환시기를 결정한 것”이라며 “학생을 선발하는 입학 방식만 바뀌는 것이므로 자사고, 외고 등의 폐지가 아니라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과학고와 영재학교는 일반고 전환 대상에서 빠졌다. 교육부는 해당 학교들이 설립 취지대로 운영되고 있다고 봤다. 대신 학생모집 시기와 방법 등 운영과정 제도를 개선해 사교육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우선 학생의 진로‧학업설계를 위한 원스톱 지원시스템이 마련된다. 교육부는 전국 시·도교육청에 학교 교육과정 설계 및 학생·학부모 대상 진로·진학 업무를 전담하는 ‘교육과정 지원팀’을 설치하고 모든 고등학교에 진로설계 전문 인력을 배치한다. 또한 고등학교 1학년 1학기를 ‘진로집중학기’로 운영해 입학 초기부터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직접 설계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교과 순회교사제’, 전문강사 확보 등 교수 자원의 증원도 추진된다. 단위학교 내에서 해소되지 못한 교육수요는 온·오프라인 공동교육 클러스터, 대학 및 지역사회 연계 등 유관 기관 간 긴밀한 협력 체제를 통해 제공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일반고 내 예술·체육 및 직업 분야 진로를 희망 학생에 대해선 특목고·특성화고 수준의 교육 여건을 제공하도록 한다.
해당 학생들의 교과 이수부담을 완화하고 학교 내·외부 자원을 활용한 전공분야 전문 교육과정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직업교육을 희망하는 일반고 학생에 대해 직업교육 위탁 기준을 완화하고 특성화고·전문대와 연계한 위탁 교육 기회를 확대한다.
교육부는 일반고의 교육역량을 강화해 학생별 맞춤형 교육여건을 조성한 뒤 고교학점제도 시행할 계획이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