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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주민 2명 송환에 발칵 뒤집힌 국방위…“강제송환이면 범죄”

입력 | 2019-11-07 15:33:00


정경두 국방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주민 2명 송환 관련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9.11.7/뉴스1 © News1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지난 2일 동해상에서 나포된 북한 주민 2명을 7일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한 것과 관련,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나포·송환 과정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날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은 국방부가 이 문제를 은폐하려 했는지와 나포 과정과 합동신문·추방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은 대통령비서실 관계자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주민을 송환한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확인한 사실이 뉴스1 보도로 알려진 것과 관련, “(메시지를 보면) 현역 중령이 자해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는데, 이 사실을 왜 국민에게 알리지 않았는가”라고 물었다.

정 장관은 “매뉴얼에 따라 일단 보안을 유지해야 할 사안이었고 안전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백 의원은 “북한 주민이 삼척항에 오고부터 비밀리에 (북한에) 보낼 때까지 철저하게 국민을 속인 일”이라며 “현역 중령이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도 안 하고, 자해 우려가 있는 북한 주민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반인륜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북한 주민이 한국에 와서 귀순한다고 의사를 표현하는 순간 이 사람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그런데 북에서 이 사람이 필요하니 보내 달라고 해서 남아 있겠다는 사람을 강제로 보내는 것은 일종의 납치고 납치 공범인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두 국방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북한 주민2명 송환 관련 메모를 보고 있다. 정 장관은 3시12분에 판문점 통해 북측에 송환됐다고 국방위에 보고했다. 2019.11.7/뉴스1 © News1


정 장관이 하 의원의 질의에 “2명은 10여 명 정도의 살인 사건과 연루돼 있고, 그 이후 내려온 것으로 안다”고 답하자 하 의원은 “북에서는 범죄자인데, 북으로 돌아가고 싶지않을 것 아닌가. 들어가면 사형당할 건데, (남북 간엔) 범죄자 인도 협정이 없지 않은가”라고 했다.

하 의원은 “누명을 받을 수도 있고, 제가 아는 탈북자 중에는 북에서 문제 있는 사람이 있지만 다 지금 (한국에서) 살고 있다. 장관은 이 사람들이 돌아가는 것에 동의했는가”라고 물었고, 정 장관은 “(2명은) 귀순 의사 자체가 없었다”고 답했다.

서청원 무소속 의원은 “민간인이 넘어온 게 무슨 큰 비밀이고, 어물쩍 넘기려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라며 “장관은 처음에는 해군이 관리했다고 하면서 넘어가는 걸 몰랐다고 하니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가”라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나포 과정에 대한 서 의원의 질문에 “10월 31일부터 작전을 진행했고, 나포는 2일이다. 최종적으로 귀순 의사가 없는 상태에서 나포했고, (타고 온 선박을) 예인해 합동조사위원회에 넘겼다. 합동조사위에 넘긴 이후의 상황을 모르고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했다.

서 의원은 “오늘 통일부 대변인 발표를 보면, 2명이 오징어잡이 배에서 16명의 동료 선원을 살해했다는데, 16명을 죽인 동기는 무엇이라고 보고 받았는가”라고 물었고 정 장관은 “선장이 심하게 이렇게 하면서 그런 불상사가 있었다고 아침에 정보본부장에게 간단하게 확인했다. 세부내용은 저도 잘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또 “정 장관은 2명이 민간인이라는데, 2명이 16명을 죽였는가. 육박전으로 가능한가, 2명이 16명을 죽이려면 총으로 난사해야 한다”며 “(2017년 11월 판문점 JSA를 통해 귀순한 북한 병사) 오청성도 (귀순을) 막는 사람을 총으로 쏴 죽이고 (한국으로) 넘어왔다. 그러면 살인은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