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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月54만원 보장” 민심 달래기 나선 칠레

입력 | 2019-11-08 03:00:00

국민들 헌법-연금 등 개혁 원해… ‘부자 감세’ 비난정책 폐지 잇달아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6일 최저임금 인상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안했다. 지난달 6일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로 한 달 넘게 사회 전반이 극도의 혼란에 빠지고 16, 17일 예정됐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도 취소됐다. 그럼에도 시위가 잦아들지 않자 최저임금 인상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 등은 이날 피녜라 대통령이 월 426달러(약 49만4100원)의 최저임금을 470달러(약 54만5000원)로 10.3% 인상하는 법안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차가운 편이다. 플로르 실바 씨(70)는 “최저임금 인상 발표는 ‘쓸데없는 농담’ 같다. 올려봐야 그 돈으로는 생활이 어렵다”고 비판했다.

시위대는 현재 연금 및 건강보험 제도 개선 외에도 대통령 사임, 개헌 등 정치사회 전반의 대대적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우파 성향의 피녜라 정권은 시위 발발 후 국민을 달래기 위한 각종 정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지하철 요금 인상안을 폐지하고 이달 1일에는 법인세 감면 등 ‘부자 감세’로 비판받던 정책도 철회했지만 양극화와 경제난에 지친 민심은 좀처럼 돌아서지 않고 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