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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특례할인 폐지, 28일 이사회서 논의”

입력 | 2019-11-08 03:00:00

한전 사장, 정부 반대에도 강행 의지… “올해 실적 작년보다 악화될것”




한국전력이 각종 전기료 할인제도를 폐지하는 요금 개편 작업을 이달 말부터 시작한다. 정부가 전기료 인상에 따른 소비자의 반발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지만 한전이 강행 의지를 보인 것이다.

김종갑 한전 사장(사진)은 6일 빛가람전력기술엑스포(BIXPO)가 열린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기요금 개편 방안을 28일 이사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기요금 특례할인 기간이 끝나면 일몰되는 것이 특례제도의 취지”라면서 “연장 여부는 이사회에서 결정한다”고 했다.

이에 앞서 김 사장은 지난달 말 전기자동차 충전 할인과 전기 사용량이 적은 가구에 대한 할인 등 한시적 특례제도의 일몰이 도래하면 예정대로 폐지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이에 대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할인특례의 일괄 폐지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해 논란이 커졌다.

이 같은 정부와 한전의 엇박자에 대해 김 사장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의견 교환을 통해 일을 조정하는 것이 산업부와 한전의 관계”라면서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주택용 계절별·시간별 요금제, 산업용 경부하요금 조정, 필수사용공제 폐지 등 전기요금 개편안과 특례요금 할인을 모두 이사회에서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재 한전은 총 12개 항목에 대해 특례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1조1434억 원의 전기료를 감면해줬다. 이 중 올 12월 일몰이 도래하는 특례제도는 △전기차 충전할인 △전통시장 할인 △직전 2년간 20% 이상 전기 사용을 줄인 고객에게 요금을 깎아주는 주택용 절전 할인 등 세 가지다. 지난해 한전이 이들 3개 할인에 쓴 돈은 502억 원이다.

정부는 여전히 특례할인 종료에 부정적이다. 7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출석한 성 장관은 “기한이 끝난 제도에 대해서는 유지할지 대안을 마련할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한전이 이사회에서 논의하겠다는 농사용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서도 “정부와 협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3분기(7∼9월) 흑자를 기대한다면서도 올해 전체 실적은 지난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사장은 “(한전이 부담하는) 정부 정책비용이 올해만 약 7조9000억 원에 이른다. (현 정부 출범 전인) 3년 전보다 3조 원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정책비용은 여름철 주택용 누진제 완화로 발생한 2800억 원의 손실을 비롯해 재생에너지 구입 비용, 액화천연가스(LNG) 구입 비용 등이다. 정부는 이 중 1015억 원을 보전해줄 계획이다. 한전은 올 상반기 928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광주=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