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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강등이 보약… ‘2부 투어의 최혜진’

입력 | 2019-11-08 03:00:00

KLPGA 드림투어 상금왕 황예나



야마하 제공


“오래도록 1부 투어에 살아남아서 다시는 내려가지 말아야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1부와 2부 투어를 오가며 ‘롤러코스터’ 같은 선수 생활을 한 황예나(26·야마하·사진)의 다짐이다. 올 시즌 그는 2부 투어인 드림투어에서 상금왕에 등극하며 내년 시즌 1부 투어 시드권을 확보했다.

2015년 1부 투어에 데뷔한 그는 2년간 20차례나 컷 탈락(1부 투어)하는 부진 끝에 2부 투어로 내려 갔다. 2017년 시드 순위전 본선 3위로 1부 투어에 재진입한 그는 2018시즌 상금 83위(60위까지 1부 시드 유지)에 그친 데 이어 시드 순위전 예선 탈락의 아픔까지 겪었다. 절치부심한 끝에 1부 투어에 복귀한 황예나는 “2부 투어에 있을 때 대만(2승), 중국 투어(올 시즌 톱10 4회) 등을 병행하며 실력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했다. 한 번 (1부 투어로) 올라간 경험이 있으니 다시 진입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올 시즌 황예나는 2부 투어에서 최다인 3승을 거두며 상금 1억1826만 원을 쌓았다. 평균타수도 2위(69.8095타). 황예나는 “올해는 대회마다 상위권에 있을 때가 많다 보니 친구들이 ‘드림투어의 타이거 우즈냐’고 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시즌 개막 후 3개 대회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던 그는 4월 무안CC에서 열린 드림투어 4차전에서 약 4년 6개월 만에 2부 투어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탔다. 이후 그는 무안CC에서만 2승(7, 9차전)을 추가했다. ‘무안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유다. “무안CC를 많이 가다 보니 골프장 근처 ‘맛집’까지 잘 알게 됐어요. 하지만 이제는 1부 투어에서 무안CC처럼 궁합이 잘 맞는 코스를 찾고 싶습니다.”

어린 시절 한국 무용에 관심이 많았던 황예나는 실내골프연습장을 찾았다가 골프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초등학생 때 무용학원에서 발표회 준비를 하다가 밤 12시가 다 돼서야 집에 돌아오니 아버지께서 (무용을) 반대하셨다. 무용을 그만두니 살이 찌기 시작했다. 그래서 헬스장 겸 실내골프연습장을 찾아가 13세 때부터 골프를 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황예나는 올겨울 약점을 보완해 1부 투어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단점으로 드라이버 비거리를 꼽았다. 황예나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30야드 정도로 KLPGA투어 90위권이다. 황예나는 “1부 투어의 전장이 예전보다 길어진 것 같다. 겨울에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하는 동시에 체계적으로 비거리 향상 훈련을 해 좀 더 멀리 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8일부터 천안 우정힐스CC에서 열리는 올 시즌 1부 투어 최종전 ADT캡스 챔피언십은 황예나가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해볼 수 있는 무대다. 황예나는 상금왕 자격으로 출전한다. 이 대회에는 황예나의 롤 모델로 일본 투어에서 뛰고 있는 이보미(31)도 출전한다. 황예나는 “밝은 얼굴로 당당하게 플레이하는 보미 언니를 닮고 싶다. 동반 플레이를 하게 되면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1부 투어 생활에 대비해 구체적인 보완점을 찾는 대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