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시행령 고쳐 폐지 위헌소지”, 자사고들 “과거 퇴행”… 학부모 혼란
정부가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율형사립고 등 79곳을 2025년 3월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하고 세부 방안을 확정해 7일 발표했다. 외고, 자사고의 단계적 전환을 추진하던 정부가 의견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갑자기 일괄 폐지로 방향을 급선회하자 해당 학교와 학부모들은 강력히 반발했다.
전문가들도 ‘교육특구 쏠림’과 지방 거점고교 몰락 등 부작용을 우려했다. 교육계에서는 정부가 법률이 아닌 시행령만 고쳐 일괄 폐지에 나서는 건 헌법 위반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서울 지역 자사고들은 헌법소원 제기 방침을 밝혔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고교 서열화 해소’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고교는 ‘1류 학교’와 ‘2류 학교’로 서열화된 상황”이라며 “고교 진학 단계에서의 불평등 완화를 위해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위해 외고, 국제고, 자사고의 설립 근거를 담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90조와 91조를 내년 초까지 개정해 2025년 고교학점제 도입과 함께 이들 학교를 일괄 폐지하기로 했다. 현재 초교 4학년부터 적용된다. 그렇게 되면 외고는 첫 입학생을 받은 1992년 이후 33년 만에, 국제고는 1998년 이후 27년 만에, 자사고는 2002년 이후 2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과학고와 영재학교는 제외 됐지만 선발 방식이 일부 변경된다.
박재명 jmpark@donga.com·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