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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神이 없는 세상은 공허할까

입력 | 2019-11-09 03:00:00

◇신 없음의 과학/리처드 도킨스, 대니얼 데닛, 샘 해리스,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김명주 옮김/208쪽·1만4800원·김영사




해제를 쓴 장대익 서울대 교수는 저자들을 “무신론을 지키려는 ‘어벤져스’”에 비유했다. 리처드 도킨스는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의 저자이고, 다른 이들도 무신론 설파로 손꼽히는 철학자, 신경과학자, 저널리스트다. 네 사람이 2007년 한자리에 모여 벌인 대담과 나중에 쓴 글을 엮었다.

샘 해리스는 “종교의 독단이 정직한 지식의 성장을 방해하고, 인류를 쓸데없이 갈라놓는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저런 논리보다 더 와 닿는 것은 ‘신이 없는 세상의 공허’에 대한 도킨스의 답이다.

도킨스는 말한다. “무신론적 세계관에는 도덕적 용기도 필요하다”고. ‘하늘의 아버지’라는 버팀목을 포기하고, 세상을 떠나면 사랑하는 이들을 다시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알려주는 신성한 책’이 존재하지 않는 삶에서도 “당신이 살아갈 유일한 인생을 온전하게 살 도덕적 용기, 당신이 왔을 때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떠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이다. 원제는 ‘네 기사(Four Horsemen)’.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