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세상-해외 통합교육 현장을 가다] <3> 캐나다 서리市
‘장애인 천국’으로 불리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서리시에 위치한 ‘에콜 파노라마 리지 세컨더리’ 학교의 본관 모습이다. 중·고등학교 과정을 가르치는 이곳에서도 대부분의 수업이 통합교육으로 이뤄지고 있다. 서리=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농구 코트가 있는 소형 체육관 앞에서 만난 보조교사 엘레나 워스먼 씨는 두 명의 장애 학생을 도와준다. 두 학생이 받는 사회영어, 과학, 수학, 체육 수업 등에 동행한다는 그는 “뇌전증(간질) 등을 갖고 있는 친구들이어서 수업 도중 의료적인 도움을 줄 때도 있다. 그들과 함께하는 생활이 즐겁다”며 활짝 웃었다. 이 밖에 목공예, 재봉틀 교실 등 비장애 학생이 받는 대부분의 수업에 장애 학생들이 함께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따르면 현재 이곳의 등록 학생 1650명 중 장애인은 150명, 보조교사를 필요로 하는 중증장애인은 25명이다. 장애 학생들만을 위한 별도의 수업도 있다. 이해하고 습득하는 데 비장애 학생들과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 수업들이다. 필요에 따라 장애 학생들을 위한 지원팀도 꾸려진다. 이 학교 교감 크리스틴 파와르 씨는 “장애 학생을 위해 정교사와 보조교사, 리소스티처(신체 또는 학습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의 읽기 및 쓰기 기술을 개발하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둔 전문 교육자), 장애치료 전문가, 장애 학생 부모 등으로 팀을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필요한 비용은 모두 주 정부가 지원한다.
캐나다 서리시 교육청의 미셸 슈미트 디렉터가 서리시 내 초중고등학교의 통합교육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리=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서리시 교육청에 따르면 서리 시내 초등학교에서는 중증장애인을 빼고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모두 일반 학교에서 공동으로 수업을 받는다. 관내 100개에 달하는 초등학교(공립 기준) 가운데 3곳만 중증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로 운영된다. 일반 학교에서는 철저하게 장애인과 비장애인 학생이 공동으로 수업을 받는 통합교육이 시행된다. 다만 한 학급에 장애인 학생은 2명 이내로 제한한다. 서리시 교육청의 미셸 슈미트 디렉터는 “교사 노조의 요구에 따른 조치”라며 “장애 학생에게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교육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특수학교에서 교육받는 학생은 24명에 불과하다. 2개 학교는 6명씩, 나머지 1곳은 12명을 수용하고 있다. 특수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은 중증으로 자해 또는 타인에 대한 공격적 성향이 강해 공동생활에 따른 위험이 크다고 분류된 학생들이다. 이들 학교 중 일부에선 학생 수(6명)보다 교사 수(7명)가 더 많다. 학생 1명당 교사 1명이 전담해서 교육을 진행하고, 전체 수업을 총괄하는 교사가 별도로 1명이 더 있다.
중고교 과정은 조금 다르다. 중증장애인 전용 특수학교(3개)를 포함해 21개의 세컨더리 스쿨이 있는데, 장애인만을 위한 특수학급이 별도로 있다. 초등학교 이하에선 차별 없이 공존하는 삶을 배우고, 중고교부터는 졸업 이후 사회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기술 등을 익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중고교 과정을 끝낸 장애인 학생은 능력에 따라 대학에 진학하거나 지역이나 대학 등에 위치한 지원센터 등을 통해 일자리를 구한다.
서리·밴쿠버=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